최근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중국 당국 및 세계 각국의 반응이 주목받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 '기업과 인권 워킹그룹(이하 워킹그룹)'은 현지 시간 기준 지난 29일 성명에서 "150여개 중국기업과 외국기업이 위구르족 노동자 인권탄압 의혹에 연관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라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위구르족 노동자가 강제노동과 이에 의한 노예화, 임의구금, 인신매매 등에 해당할 수도 있는 노동착취와 폭력적인 생활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많은 위구르족이 신장이나 중국 내 다른 지역 공장에서 일하도록 강제로 이주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워킹그룹을 이끄는 단테 페스세 의장은 "위구르족 노동자는 농업이나 섬유·의복 산업, 자동차 산업, 기술 산업 등 저숙련 노동집약형 산업에 강제로 고용돼 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강제노역에 관한 인권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여러 기업에서 해당 지역의 생산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H&M이다. H&M은 지난해 성명서에서 신장 내 강제 노동과 종교 차별 의혹 등을 거론하면서 “향후 신장 내 어떤 의류 제조공장과도 협력하지 않고 이 지역에서 제품과 원자재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나이키 역시 마찬가지다. 나이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이 벌어졌다는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며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노동·제조 환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공개했다. 또한 신장 지역에서 오는 어떠한 제품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의 패션 브랜드들도 최근 2년간 인권 문제를 이유로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선 이들 기업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H&M,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에 나섰다. 해당 회사들이 중국의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탄압을 규탄하며 신장에서 제품과 원자재를 조달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서였다. 중국 누리꾼들이 해당 브랜드들에 대해 불매운동을 예고하자 타오바오, 징둥 등 중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도 해당 회사와 관련된 상품을 삭제하고 검색을 막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당은 지난 3월 23일 150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웨이보 계정에 “중국에서 돈 벌기를 바라면서 신장 면화를 모독하고 보이콧하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며 H&M 불매운동에 앞장섰다. 한 누리꾼은 “회사의 성명을 읽고 사표를 냈다”는 글을 올려 지지를 받기도 했다. 또한 25일 웨이보 등 현지 소셜 미디어에는 나이키 운동화 여러 켤레가 동시에 불타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중국계 공인들도 이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배우 황쉬안은 이날 “중국과 인권을 훼손하고 모욕하는 어떤 행동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H&M과의 모든 거래를 끝냈다”고 전했다. 한국 걸그룹 F(x)의 중국계 멤버인 빅토리아 송도 “국익이 제일 중요하다. H&M의 모든 거래를 끝냈다”며 “중국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동은 그 어떤 것이든 보이콧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은 없다는 입장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신장 지역에서 강제노역 등 인권탄압이 있었다는 주장은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누르려는 반중국 세력의 악의적 날조”라며, 불매운동에 대해 “중국인들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두둔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타 국가에 대한 제재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성명에서 유럽연합 기관 4곳과 개인 9명을 제재했으며, 이들과 그 가족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민과 기구가 이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들은 차이나 리서치 그룹, 보수당 인권위원회, 위구르 조사위원회, 에섹스 코트 체임버스 등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조사하는 기관들과 관련된 개인들이다. 이번 제재 조치는 영국이 지난 22일 유럽연합(EU), 미국, 캐나다 등과 함께 신장 지역 인권 탄압을 이유로 대중국 제재를 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강제 노동 문제와 이에 따른 여러 기업들의 불매운동. 그리고 중국 정부에 대한 세계 각국의 비판과 인권 탄압을 부인하며 눈을 가리는 중국. 우리는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가해를 하고 그러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힘 있는 가해자, 중국의 말을 듣고 지나쳐야 하는가, 아니면 국가에 의해 핍박받으며 일하다가 용기 내어 한 마디를 꺼낸 피해자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여러 기업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자유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우리와 한 날 한 시에 살아가고 있는 같은 ‘사람’들이 ‘사람이 아닌’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말이다. 모든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가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의 질문을 하고자 한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가?

 

* 신장 위구르 자치구

중국 내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자치구로, 중국의 북서쪽에 있다. 왼쪽 사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다.

 

 

 

 

*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88361.html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82915&cid=58583&categoryId=5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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