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라는 강풍이 불자, 대부분의 행사는 그 위력을 이기지 못하고 꺾여버렸다. 종종 온라인으로 행사가 개최되기도 했지만, 학교의 빈 풍경을 채우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묵묵히 피어난 행사가 있었다. 바로 제36회 미술교육과 졸업전시회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핀 꽃처럼 찾아온 전시회를, 그들은 '피어남'이라 이름 붙였다.

  3월 22일부터 4월 2일까지 2주간 학생지원센터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된 전시회는, 총 27명의 작가가 85점의 작품을 출품하여 개최되었다. 작품에는 한국화, 디자인, 드로잉, 도예, 서예로 여섯 분야가 있다.

  본 전시회를 위해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는 위원회, 일명 '졸준위'가 수고해 주었다. 졸업전시회가 피어난 과정에 관해 묻고자, 졸업전시회준비위원장(이하 ‘졸준위장’) 장민정(미술교육과 18학번)을 인터뷰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윤문한 것.

 

  졸업전시회의 이름이 '피어남'인 이유는 무엇인가?

  2학년 때 진행한 과제전의 이름이 ‘자라남’이었습니다. ‘그때 자란 우리들이 이젠 피어났다’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 붙였습니다.

  미술교육과 학생에게 졸업전시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졸업요건입니다. (웃음) 열심히 준비한 건데 그리 단순하게 말하면 속상하니까, 마침표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대학교에서의 모든 경험을 녹여낸 마침표요. 학교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점입니다.

  

  졸업전시회의 준비과정은 어떠한가?

  작품 준비, 전시회 준비 두 가지를 나눠서 말씀드릴게요. 우선 기간의 경우, 작품 준비는 보통 작년 여름에서 겨울까지, 6개월 정도에 걸쳐서 진행합니다. 전시회 준비는 올 1월에 시작해서 3월까지,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준비 과정은 분과별로 다릅니다. 제가 속한 회화분과는 미술관의 판화실에서 준비했습니다. 개인이 캔버스랑 물감을 준비해서 그렸고, 중간중간 교수님들께서 확인해주기도 하십니다. 올해 1월 초에 1차 심사가 있었는데, 이때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이 어떤 작품을 만들고 있는지, 어떻게 보완할지 등을 심사하십니다. 그리고 2월 중순에는 2차 심사가 진행됐는데요, 이때는 작품을 최종적으로 전시해도 되는지 심사하십니다. 물론 안 된다고 하시는 경우는 잘 없고, 보완하라고 하십니다. 한 사람당 네 작품을 준비하되, 세 작품만 전시합니다. 이는 다른 분과도 동일합니다. (‘3(작품)x27(작가)’를 계산하면 85 작품이 안 되는데?) 이번에는 드로잉 분과만 한 작품 더 전시했습니다. (이유가 있는지?) 담당 교수님께서 의견을 내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졸업전시회의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

  작품을 준비하는 참가자마다 달랐을 것 같아요. 저는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유화를 그리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사실적으로 해야 할지, 인상파처럼 인상을 그릴지, 미니멀리즘으로 그릴지 고민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결국, 인상주의와 사실주의를 합쳐서 그리게 되었는데요, 제가 인상주의를 좋아해서 그렇게 그린 것 같습니다.

  전시회 준비는 다 어려웠어요. 2학년 때 ‘과제전’을 준비해봤지만, 졸업전시회는 차원이 다르고 전문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희도 다 처음이니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게 맞는 건가?’ 싶었습니다. 모든 단계가 어려워서 오히려 콕 찍어 말하기 힘드네요. (웃음) 그래도 하나를 뽑자면, 졸준위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를 조율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학과 수업이 졸업전시회 준비에 도움이 되었는가?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저는 회화 분과인데, 2학년 때 배운 회화 전공 수업이 특히 도움 됐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1학년 때부터 수업을 통해 접한 작품들이 제 작품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실력이 향상되었는가?

  향상된 것 같아요. 첫 작품을 시작할 때는 어떻게 그려야 할지도 막막했는데, 마지막 세 번째 작품을 시작할 때는 어떻게 완성까지 해야 할지 그 단계가 그려졌어요.

  졸업전시회의 코로나 전후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이전 학번에서도 코로나 시기일 때 진행했습니다. 그때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만 전시회를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교수님과 학생의 협의를 통해 어떻게든 대면 전시회를 개최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오프닝 행사는 생략했습니다. 원래는 총장님, 교수님, 그리고 학생이 모여서 와인 뜯고 건배하고, 축사 듣고 졸준위장도 한마디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전시회를 할 수 있을까?’, ‘보시는 분들이 많이 올까?’ 걱정했는데, 마지막 날까지 많이 오셨고, 전시하니까 그림 그린 보람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졸준위 회의는 구성원들이 다 다른 지역에 있어서 줌으로 진행했습니다. 기존에는 대면으로 회의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여의치 않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졸준위장을 맡은 이유가 따로 있는지?

  졸준위 내에서 제비뽑기했는데 꽝이 나왔습니다. (제비뽑기가 원망스러운지?) 사람이 한 감정만 들진 않는 것 같아요. 나쁘게 말하면 벌을 받은 기분이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배울 기회였고 경험이었습니다.

 

  새내기 카페에서 ‘꿀 졸업요건’이라며 학과를 홍보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졸업요건을 '해치워야 할 숙제'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렇게 훌륭한 경험으로 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미술교육과 전시회가 내년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서, 춘천교육대학교의 봄철 꽃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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