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도 첫눈이 내렸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밖에 나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겨울의 밤하늘은 놓칠 수 없다. 겨울은 유난히 밝은 별이 많고, 별자리가 뚜렷하게 잘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 하늘에는 오리온자리, 쌍둥이자리와 같이 유명한 별자리들이 많아 맑은 날 한 번쯤은 구경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겨울철 밤하늘에 가장 잘 보이는 별자리는 오리온자리이다. 밤하늘에 어떤 사람이 만세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은 오리온자리이다. 오리온자리의 별들은 대부분 밝다. 오리온자리의 알파성은 베텔기우스로, ‘겨드랑이 밑’이라는 의미의 아라비아어이다. 이는 베텔기우스의 별자리 상 위치와 관련이 있다. 오리온자리의 베타성인 리겔도 1등성으로 매우 밝다. 이 두 별은 각각 찌그러진 H 모양의 오리온자리 몸통의 왼쪽 상단, 오른쪽 하단에 있다. 그리고 그 H 모양의 허리에 속하는 세 별 또한 2등성으로 밝은 편인데, 오리온의 허리띠라고 불린다.
  오리온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그는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을 탐탁지 않게 여긴 아르테미스의 오빠 아폴론은 내기를 통해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죽이게 한다. 자신이 오리온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르테미스는 비탄에 빠지고, 제우스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그를 별자리로 만들었다.
 

  한편 오리온자리 아래에는 오른쪽부터 큰개자리와 작은개자리가 있다. 이 두 개는 모두 오리온의 사냥개이다. 큰 개인 라이라프스는 매우 재빠른 사냥개였다. 어느 마을에 굶주린 여우가 나타나 가축과 사람들을 잡아먹었는데, 이 개가 그 여우를 잡아서 그 공로로 별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 큰개자리의 알파성인 시리우스는 -1.5등성으로,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항성이다. 작은개자리에는 다양한 설화가 존재하는데, 작은 개를 오리온의 사냥개라 보는 사람도 있고, 주인의 시체를 찾은 마이라라는 개라 보는 사람도, 자신의 주인을 물어 죽인 메란포스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 작은개자리의 알파성인 프로시온 0.4등성으로 매우 밝다. 프로시온은 ‘개보다 먼저’라는 뜻이다. 이는 프로시온이 큰개자리의 알파성인 시리우스보다 약 10분 정도 하늘에 먼저 뜨기 때문이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시온을 겨울철 대삼각형이라 부른다.

  오리온자리 위에는 오른쪽부터 황소자리, 마차부자리, 쌍둥이자리가 있다. 황소자리의 황소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페니키아의 공주 유로파를 유혹하기 위해 변신한 모습이다. 이 황소자리의 알파성인 알데바란은 0.9등성으로 매우 밝은 별이다. 알데바란은 ‘뒤따르는 자’라는 의미로, 황소자리 어깨 근처에 있는, 맨눈으로 관측 가능한 플레이아데스 성단보다 조금 늦게 떠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황소자리의 왼쪽 윗부분에 있는 마차부자리는 아테네의 왕 에리크토니오스이다. 그는 다리가 불편하여 4두 마차를 발명했는데, 이 발명을 크게 여긴 제우스가 그를 별자리로 만들었다. 마차부자리의 알파성인 카펠라는 0.1등성으로 밤하늘에서 6번째로 밝은 별이다. 카펠라는 ‘새끼 염소’라는 의미로, 이는 에리크토니오스가 앉고 있는 염소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마차부자리 왼쪽에는 쌍둥이자리가 있다. 이 쌍둥이자리는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인 카스토르와 폴룩스다. 카스토르는 말타기에 능했고, 폴룩스는 권투와 무기술에 재능을 보였다. 또한 폴룩스는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카스토르가 죽자, 폴룩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따라 죽고자 했다. 하지만 불사의 몸을 가진 폴룩스는 마음대로 죽지 못하자 결국 제우스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청한다. 이 형제의 우애에 감탄한 제우스는 이 둘을 별자리로 만들었다. 쌍둥이자리의 알파성은 카스토르로 1.6등성, 베타성은 폴룩스로 1.2등성이다. 오리온자리의 리겔과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쌍둥이자리의 폴룩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큰개자리의 시리우스를 이어 그린 육각형을 겨울철 대육각형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제 종강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본가로 돌아갈 텐데, 가기 전 동기들, 친구들과 별이 잘 보이는 곳에서 한 번쯤은 겨울철 별자리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기사를 끝으로 춘천교육대학교에서 보이는 별과 별자리들에 관한 기획 기사 ‘목련관 위쪽에 보이는 별의 이름은 무엇일까’ 시리즈를 마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보고도 지나치는 많은 사물들도 그것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있다면 색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말한다. 이 기사를 통해 밤하늘에 늘 떠 있는 별들을 보며 그에 대해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지난날과는 달리, 별과 별자리들의 이름을 떠올려보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나 신화를 생각해보면, 어제도 떠 있었을 그 별들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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