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에 ‘일요일 학원 휴무제 효용성 논의’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서울교육 시민참여단 정책 제안 의견서’가 올라왔다. 이 의견서에는, “‘학원을 쉬게 해도 가정에서 개인 교습으로 연결되고 교육 양극화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대다수 참여단 구성원이 반대했다”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지난 15일 서울시 교육청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시민 22,500여 명을 대상으로 학원 일요일 휴무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에 따라 ‘일요일 학원 휴무제 도입’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요일 학원 휴무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일요일 학원 휴무제’란?

  ‘일요일 학원 휴무제’는 말 그대로 일요일을 학원 휴일로 지정하고 일요일마다 강제로 학원 및 교습소가 운영을 쉬도록 하는 정책이다.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대한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이재정 교육감 후보(現 경기도 교육감) 등의 공약 중에 일요일 학원 휴무제가 포함된 것을 보면 몇 년 전부터 이에 대한 논의 및 관심이 꾸준히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일요일 학원 휴무제’ 논의의 역사

  그러나 이재정 교육감이 경기도 교육감으로 당선된 후,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공약에 관해 “일요일 휴무제 추진은 법적 다툼 소지가 있어 캠페인으로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서울교육청에서 ‘월 2회 일요일 휴무’와 ‘학원비 상한제’ 법제화에 대한 연구 용역을 추진했다. 이처럼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았고 이에 관련한 토론회까지 추진되었으나 사교육업계의 압박으로 무산되었다. 그런데도 다양한 교육·시민단체들이 일요일 학원 휴무제 법제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일요일 학원 휴무제 시행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것은 2017년 2월이었다. 지난 2017년 2월 23일, 서울교육청이 12개의 교육 개혁 의제를 제안하였고 여기에 ‘초등학생’ 일요일 학원 휴무제가 포함된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초등학생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일요일 학원 휴무제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학원 휴일 휴무제가 ‘초·중·고교생 모두에게 전면 적용’과 ‘유아·초등학생에 대해서만 적용 후 중·고교로 단계적으로 도입’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거론되었다.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

  -학부모

  2017년 12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일요일 학원 휴무제 법제화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며 인용한 정책연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요일 학원 휴무제 도입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그림 1> 학교 구분에 따른 학부모들의 의견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찬성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부모가 각각 82.4%, 71.3%, 62.9%였다. 이 비율과 그래프에 나타나듯이, 자녀들의 나이와 관계없이 학부모들은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찬성하는 입장이 훨씬 우세했다.

 

  -학생

  반면 학생들의 입장은 학부모와 달랐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일요일 학원 휴무제가 시행되더라도 “독서실이든 스터디카페든 가서 공부할 것 같다. 남들은 다 공부할 텐데, 불안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일요일에 학원에 가는 건 학생의 자유”라고 말하며 “일요일에 학원을 가든 집에서 쉬든 독서실에 가든 학생들이 선택할 일”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일요일에는 학원을 쉬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시민단체

  교육·시민단체도 의견이 분분하다. 좋은교사운동 정책의원인 김진우 씨는 “지금 당장 입시 경쟁을 완화하는 것은 어려우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학원의 공급을 줄여서라도 사교육 열기에 ‘찬물’을 끼얹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물론 ‘학원을 쉰다고 공부를 쉬지는 않는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박종덕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은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인터넷 강의와 과외 등도 함께 금지돼야 학원도 동참할 수 있다”며 더 자세한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학원을 강제로 문 닫게 하면 고액 과외 등이 증가하며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제도 도입 여부를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온라인·전화 사전여론조사와 함께 ‘열린 토론회’ 및 200여 명의 시민참여단이 진행하는 토론을 통해 오는 11월까지 공론화를 마무리하겠다고 서울교육청은 밝혔다. 현재 한국 교육은 여기저기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들과 마주하고 있다. ‘일요일 학원 휴무제’ 역시 변화를 요구하는 많은 목소리 중 하나이다. 단순히 이 제도의 도입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일요일 학원 휴무제’ 도입이 한국 교육에 가져올 변화들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설문조사 및 여론조사들이 그러한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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