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7.4 목 22:56
HOME 사회
낙태죄 헌법불합치, 그 과정과 이후

  2019년 상반기 사회 분야 이슈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차지한 것 중 하나는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었다. 낙태죄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최초로 형법을 제정한 1953년 이래 66년간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던 법이기에 판결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뜨거웠다.

▲ 사진1. (출처) 연합뉴스

  판결의 핵심 단어인 ‘낙태죄’란, 태아를 인공적으로 모체 안에서 죽이거나 조산시키는 죄를 뜻한다. 낙태죄는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자기낙태죄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수술한 의료진을 처벌하는 동의낙태죄로 구분되며, 형법에 따라 낙태한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 의료진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이번 판결에서는 바로 이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낙태죄에 대한 헌재의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2년 ‘낙태 처벌 조항’ 판결에 참여한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 중 4명은 합헌, 4명은 위헌 의견을 냈다. 따라서 위헌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해당 판결에서는 낙태 처벌이 합헌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산부인과 의사 A씨는 형법상 낙태죄가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근거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 11일 헌법불합치 4명, 단순위헌 3명, 합헌 2명으로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률이 사실상 위헌이긴 하지만 즉각적 무효화에 따른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고자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따라서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법을 개정하되 그때까지는 현행법을 적용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며 현 낙태죄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임신한 여성의 안위가 태아의 안위와 깊은 관계가 있고,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해 임신한 여성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언명은 임신한 여성의 신체적 사회적 보호를 포함할 때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원치 않은 임신을 예방하고 낙태를 감소시킬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등 사전적 사후적 조치를 종합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여성의 안위가 보장되어야지만 태아의 안위 또한 보장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낙태죄에 있어 대립하는 요소인 ‘임신부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보호’ 중 자기결정권을 우선하여 고려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판결 4일 뒤인 4월 15일 첫 법안이 발의되었다. 낙태죄 폐지 법안으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발의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진2. (출처) 노컷뉴스                            

  우선, 임신 14주까지는 임신부의 요청만으로, 14~22주까지는 태아의 건강 상태나 사회경제적 사유로 중절 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3개월 내의 임신중절이 94%를 차지하고 있고, 이 시기의 인공임신중절은 의료적으로도 매우 안전하다는 것에 따른 판단이다. 두 번째로, 불법시술에 대한 처벌 조항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임신부의 승낙 없이 수술해 상해를 입힌 사람에 대한 처벌을 징역 5년 이하에서 징역 7년 이하로, 사망하게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징역 10년 이하에서 징역 3년 이상으로 각각 강화했다. 세 번째로, 낙태 관련 법 조항에서 ‘태아를 떨어뜨린다’는 의미의 ‘낙태’ 대신 ‘인공임신중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배우자 동의가 없어도 수술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있다. 기존 조항에는 강간이나 준강간에 의한 경우에만 임신중절을 허용한다고 기술되어있다. 하지만 실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신중절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의된 법안에서는 ‘성범죄 행위로 인해 임신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바꾸었다.

 

  이렇듯 낙태죄에 대해 그간 많은 논의가 있었고,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헌법불합치라는 판결을 내리는 것에 이르렀다. 그 이후에도 법안이 발의되는 등 낙태, 즉 임신중절 수술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66년 만에 처음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도,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아 보인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변화들에 대해서는 모두 함께 지켜보아야 할듯하다.

 

※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74627&cid=40942&categoryId=31716

http://www.jj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2839#092a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9041202100151002001&ref=naver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798953

https://www.nocutnews.co.kr/news/5135144

https://www.yna.co.kr/view/AKR20190604157900011?input=1195m

이규빈  gu9046@naver.com

<저작권자 © 춘천교대 신문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