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망했습니다. 대뜸 무슨 소리냐고요? 말 그대로 한국영화가 망했다는 겁니다.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왔어요. 한국영화의 전성기였습니다. 쉬리, 와이키키 브라더스, 실미도, 괴물…. 등등의 굉장한 평가를 받는 영화들이 나와서 많은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에 이어서 워낭소리 등의 독립영화 성공이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많은 영화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많이 나오면 그만큼 대작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첫째, 같은 레퍼토리.

  레퍼토리가 항상 같아요. 작가 한강이 그녀의 책 ‘소년이 온다’에서 한 말이 있어요.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민주화라는 커다란 가시가 박혀있다고, 그렇게 얘기했었죠. 그 얘기가 맞아요. 한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재는, 아직도 ‘민주화’와 ‘전쟁의 고통’이에요. 물론 우리 정서에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흥행 영화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미 거의 정해져 있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가 양산되다시피 하면, 질이 떨어지는 법이거든요. 같은 레퍼토리로 계속 흥행 성공하고 떠먹여 주면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죠,

 

  둘째, 스크린 독점

  광해, 도둑들, 천만 영화이기는 했어요. 그런데 왜? 광해는 실제로는 역사적 고증도 잘 안 된 편이고, 폭군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사람을 미화한 영화이기도 하지요. 흠, 2012년, 박근혜가 대선 출마한 시기 아닌가요? 게다가, CGV에서 특별히 많은 상영관을 배정하기도 했었죠, CGV는 어떤 기업이죠? CJ의 자회사 아닌가요? 합리적 의심이 들죠. 신과 함께도 그랬어요. 신과 함께도 위대한 쇼맨이 묻힐 정도로 스크린을 독점했죠. 국민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는지를 아는 것이라는 거죠. 국민에게 영화는 하나의 미디어 매체이지만, 그와 동시에 엔터테인먼트에요. 그들에게 영화는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라는 것이죠.

 

  셋째. 연출의 식상함과 연출력 있는 감독의 부재

  미셸 공드리 정도의 연출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근데 연출이 다 같잖아요. 한국영화에서 꼭 보이는 구도, 여기서 손가락 꼽으면서 대답할 수 있어요. 두 명이 서로 마주 보고 그걸 한 카메라에 담는 구도, 한 명이 화면 밖으로 나가는데 그걸 돌아보는 구도, 앉아 있는 것을 실루엣 뒤에서 비스듬히 찍는 구도. 그렇죠? 연출이 되는 감독이 있으면 그 감독의 영화가 흥행하거나 해야 했는데, 한국 문화예술계의 무슨 고질병이라도 되는지, 꼭 일이 하나씩 터져요. 김 씨 표류기 감독인 이해준 씨는 한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고, 홍상수 감독은…. 하….

 

  오늘은 한국영화가 망했다고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이 이외에도 매우 많아요. 앞으로 한국영화를 보실 때는, 왜 이 영화가 문제가 있는지를 생각하시면서 보시는 건 어떨까요? 굉장히 재밌는 일이랍니다.

  오늘의 근본 없는 영화 얘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저작권자 © 춘천교대 신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