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2일 수요일, 본 대학 도서관 SBS문화재단홀에서 “시인이라는 직업”이라는 주제로 최승호 시인의 특강이 진행되었다. 시 “북어”, “대설주의보” 등으로 유명한 최승호 시인은 여러 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수능 모의고사 국어 영역에 출제된 작품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 춘천교육대학교와 최승호 시인

  본교를 졸업한 최승호 시인은 학교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말하기를 자유롭고 영혼이 숨 쉬는 당시 분위기가 지금의 시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최태호 학장을 비롯하여 이외수 작가와 관련된 일화까지 그는 춘천교육대학교에서의 과거를 회상했다.

- 교사로 발령, 그리고 강원도 사북에서

  그는 첫 교사 발령을 강원도 정선으로 갔다고 한다. 거기서 보았던 화암 필경의 경치를 보며 교사로 근무한 지 2년째 되는 해 최승호 시인은 자처해서 탄광촌으로 가고자 했다. 그렇게 그는 강원도 사북으로 갔다. 풍경은 온통 흑백이었고, 검은 재 위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는 그렇게 아이들을 위한 문집을 만들기로 하였다. 시인의 근무하던 강원도 사북 학교에 있던 작은 헛간에서 탄생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설주의보”이다. 4~5월에도 강원도 사북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곳이었다.

- 저는 수능 모의고사를 거의 다 틀린 시인입니다.

  최승호 시인은 강의 도중 수능 모의고사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였다. ‘아마존 수족관’이라는 시가 수능 모의고사에 나왔다. 그런데 정작 시를 지은 최승호 시인은 문제들을 모두 틀리고 말았다. 실제로 최승호 시인의 일화는 KBS 명견만리 프로그램에서 주의 깊게 다룬 바가 있다. 최승호 시인이 모의고사 문제를 틀린 이후로 우스갯소리로 시인 중에서는 “자기 문제를 맞히면 그 사람은 시인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학우들은 최승호 시인의 낭송을 듣고 함께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 왜 시를 쓰는가? 시인이 되려고 쓴다.

  적은 연봉을 받는 직업 1위가 시인이다. 시인의 연봉은 480만 원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시인들은 자신 중 도대체 누가 40만 원이나 벌 수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시로 돈을 버는 시인은 없었다. 그렇다면 왜 시를 쓰는가? 이에 대한 최승호 시인의 답변은 “시인이 되려고 쓴다.”이었다. 어떤 사전에 시인은 “시를 썩 잘 쓰는 사람”으로 나와 있다. 시를 잘 쓰기 위해 시를 계속 쓰고 또 쓰는 것이다.

- 말놀이 동시집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세상에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시와 아이의 웃음이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 가장 비싼 것이다.”

  최승호 시인은 아이들에게 언어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잘 선택되고 배치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그가 만든 것이 말놀이 동시집이다. 언어의 소리를 재미나게 이용하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시로 책을 만들었다. 말놀이 동시집은 지금까지 5권이 나와 있다. 말놀이 동시집에 감명을 받아 작곡가 겸 음악프로듀서 방시혁이 동시에 노래를 붙여 말놀이 동요집을 만들기도 하였다.

  최승호 시인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 “시가 내게로 왔다”를 낭송하였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 때 시가 왔다.”는 말로 특강을 마무리했다. 그의 울림 있는 낭송에 학우들은 조용히 시를 들었다. 강연 후에는 최승호 시인의 시집을 증정하고 사인회도 함께 진행하였다. 이번 특강은 시와 아이들에 대한 시인의 애정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처럼 본교 도서관에서는 학우들의 안목을 넓히고 초등교사로서 교양을 쌓아주기 위해 여러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강 역시 학우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었기를 바라며 더 많은 학우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춘천교대 신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