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는 정말로 학생들을 위하고 있는가

  지난 5월 말쯤부터 날씨가 계속해서 더워지고, 비가 오면 습해지는 날들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기숙사 내 벌레가 사생들의 눈에 보일 정도로 갑자기 많아졌으며, 선풍기가 없고 마음대로 에어컨을 틀 수도 없는 송백관의 사생들은 더위에 지치고 있다. 또한 생활관 내 절도사건이 발생하여 사생들에게 불안감과 불쾌감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학우들의 제보와 학교 카페 게시글, 송백관 1층 건의사항 란을 통해 현재 상황은 구체적으로 어떤지, 생활관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 에어컨 문제

 

  5월 중순 이후부터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기숙사 내도 점점 더워지기 시작하였다. 송백관은 목련관과 달리 에어컨은 있지만, 선풍기는 없는 탓에 학교 측에서 에어컨을 가동해주지 않으면 사생들은 더위에 시달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사생들은 에어컨 가동에 대해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5월 28일부터 우리 학교 다음(Daum) 카페 ‘석사동 친구들’에는 에어컨을 가동해주지 않는 생활관 측에 대한 불만과 답답함이 담긴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자 송백관 1층 로비의 건의사항을 적는 종이에도 에어컨을 틀어달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찼다. 5월 21일부터 종합실습을 하는 중인 4학년들 역시도 극심한 더위를 호소했다. 창문을 열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는데,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들이 매우 많으며, 이제는 밤에 창문을 열어도 시원하지 않은 계절이 왔기에 그런 말은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생활관 행정실에 찾아가서 직접 요청을 한 사생들도 있으나, 생활관 측에서는 학교에서 가동하라고 해야 틀 수 있다며 아직은 틀 수 없다고만 했다고 한다. 5월 말부터 이미 하루 최고기온은 29도 이상인 상태인데도,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았다. 그러다 6월 2일이 되어서야 생활관 측에서 에어컨 시범 가동을 하였다. 이후에는 잘 가동되나 싶더니, 6월 5일에는 여자 송백관 10층과 11층 에어컨이 고장 나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가운데 사생들은 심각한 더위에 시달리게 되었다. 또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긴 하지만, 바람이 잘 나오는 것 같지 않다는 제보도 있었다. 10층과 11층 에어컨 수리는 당연히 하루 이틀 내에 될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지만, 생활관 측에서는 8일에나 수리가 될 것이라는 힘 빠지는 공고만 냈다. 이렇게 송백관 에어컨 가동에 대한 논란들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사생자치회 측에서도 기숙사생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해 조금 더 신경을 써주길 바라며, 생활관 측은 기숙사가 ‘학생들이 사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라는 점을 늘 인식하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발 빠른 대처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 바퀴벌레

 

  5월에 생활관 측에서 전체 방역 소독을 하였으나, 몇 주 전부터 계속해서 나오는 기숙사 바퀴벌레들을 보면 방역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남자 송백관에서는 휴게실에서 몇 마리가 떼 지어 기어 다니는 것을 목격한 사생도 있으며, ‘석사동 친구들’은 물론 송백관 1층 건의사항 란에도 바퀴벌레 문제에 대한 말들이 많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둡고 침침한 곳에서 남몰래 서식하고 활동하는 바퀴벌레가 낮에나 불이 켜져 있을 때 사생들의 눈에 보인다는 건 어쩌면 이미 많이 번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생들이 사는 그 좁은 방에서 나오는 큰 바퀴벌레는 사생들에게 정말 큰 공포감과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도 없지만, 에어컨 쪽 천장에 있는 틈에서 나오는 것 같다는 제보도 있었다. 시험 기간인 상황에 방에서 바퀴벌레가 나온다는 것은 사생들에게 여러모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생들이 불안감에 떨고, 이에 대해 자체적으로 바퀴벌레약을 사서 붙이거나 약을 뿌리기 이전에, 먼저 생활관 측의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져 있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 절도사건

 

  지난 5월 여자 송백관 1층 냉장고에 사생들이 둔 몇몇 물건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냉장고에 둔 과일들과 마카롱, 곤약젤리 등이다. 이에 피해 사생들은 생활관 측에 고발하였고, CCTV 등을 통해 가해자를 검거하였다고 한다. 이후 5월 17일, 본 사건에 대한 ‘행정처리 예고’ 공고가 났으며 해당 가해자에게는 퇴사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생활관 측에서는 피해 사생에게 가해자의 퇴사 사실도 따로 알려주지 않았으며, 중간에서 가해자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나 사과를 이끌어내지도 않았다. 또한 피해자의 제보에 의하면 가해자는 퇴사를 당한 상태이긴 하지만 퇴사 말고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다른 절도 피해자들 역시 생활관 측에 문의하여 이에 대한 해결을 요청하였으나, 이후에 문의하였을 땐 ‘가해자 보호’ 명목하에 알아서 처리하였다고만 하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을 생활관 측에 맡긴 것이니 알아서 처리하겠으며, 단독 행동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제보자는 답답함과 분노를 호소했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몰래 가져가선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예비 초등 교사로서, 모두가 지켜야 할 당연한 질서와 규칙을 어긴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임을 알고 제대로 반성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유의해야 할 것이고, 생활관 측은 사생들의 쾌적하고 평화로운 기숙사 생활을 위해 늘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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