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좀비 영화를 방불케하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켄싱턴 에비뉴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좀비 거리라고 불리는 켄싱턴 에비뉴에서는 마약에 중독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닌다. 자신의 몸을 못 가누고 앞으로 고꾸라진 사람들, 환각을 보며 혼자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의식이 없이 쓰러진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살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이 흡사 좀비와 비슷하게 보여 사람들은 이곳을 좀비 거리라고 부른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약물으로, 그 중독성과 부작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의 약효는 다른 진통제인 모르핀의 50배에서 100배에 달하며, 완전치사량이 2mg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펜타닐은 본래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나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환자, 대형 수술 환자용 진통제로 사용되었. 2010년대부터는 미국에서 마약으로 오용되어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펜타닐을 복용하면 근육이 경직되는 효과가 있어, 허벅지와 고관절의 근육 강직으로 인해 근육이 이완과 수축이 안되어 굳어져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사람들은 올바른 자세로 서있을 수 없게 된다. 보통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것이 일반적이나, 사람에 따라 등의 근육에 강직이 오면 허리가 뒤로 꺾어지기도 한다. 또한, 펜타닐이 몸 속에 들어가면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었다가 또 완전히 부족해지며 분비 체계를 교란시킨다. 만성적으로 펜타닐이 투여되었을 경우, 사람들은 조현병과 비슷한 증세를 겪기도 하며 환각을 보기도 한다. 이러한 펜타닐을 한 번 겪게 되면 절대 본인 의지로 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데, 이는 펜타닐의 투여가 끊기게 되면 통증에 대해 극심히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자극에도 기름에 튀기는 듯한,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그것을 일시적으로 없애려면 펜타닐이 다시 필요하다. 고통을 억제시키기 위해서 사람들은 펜타닐의 용량을 증가하여 투여하게 되고, 결국 펜타닐은 인간의 호흡을 억제한다. 사람에 따라 호흡의 억제로 인한 저산소증 상태를 기분 좋은 상태라고 느끼기도 하는데, 따라서 펜타닐에 벗어나지 못하고 뇌사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대한민국에는 지방에 위치한 병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펜타닐 패치의 무분별한 처방으로 인해 음지에서 펜타닐이 퍼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에 정부는 급히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속도를 높였으며, 동시에 CRPS 환자들과 신경병성 통증 질환자들을 비롯한 중증 환자들에 대한 마약성 진통제 처방의 벽이 높아졌다.

  마약은 더 이상 미국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약류가 음지에서 점점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약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마약 유통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요구된다.

저작권자 © 춘천교대 신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