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작가 김은숙의 새로운 넷플릭스 시리즈인 더 글로리는 처음 공개된 직후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첫 시리즈가 작년 12월에 공개된 이후로 지금까지도 넷플릭스 상위 시청률을 보인다. ‘더 글로리가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에는 뛰어난 연출과 캐스팅이 있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의 주제가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학교폭력은 뜨거운 공론의 대상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21년 유명 스포츠 스타들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연예계까지 그 불씨가 번져 유명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 또한 온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

 미투(MeeToo)에 이어 학폭투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화제가 된 상황 속에서 224일 윤석열 정부가 정순신 변호사를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할 때 문제가 발생하였다. 다시금 학폭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가 민족사관고등학교 재학시절 같은 학년 학우에게 학교폭력을 저질렀던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번 사안에서 다루는 문제점은 가해자가 자기 아버지의 힘을 빌려 자신의 불이익을 최대로 회피한 점과 가해자가 대학 진학 시 얻게 되는 제도적 불이익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정순신 변호사는 자기 아들의 가해 사실을 두고 적극적으로 변호하였으며 가해자 아들은 피해자 학생에게 반성없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였다. 피해 학생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으며 사태의 심각성을 막기 위한 소송전까지 들어간 것으로 보아 피해 학생이 받는 압력은 더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가해 학생은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반포고등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이또한 시간을 최대로 끈 뒤 행해지게 된다.

 학교폭력 가해자의 불성실한 태도와 아버지의 특권을 이용한 회피 논란 외에도 가해자가 정시 제도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사실 또한 논란이 되었다. 가해 학생이 수능 점수로 대학에 입학하는 정시 제도로 대학 원서를 지원한 바람에 학교폭력 이력이 불이익으로 작용했느냐는 의구심이 국민들에게 들기 시작했다. 생활기록부를 활용해 대학 원서를 쓰는 수시 제도에서는 학교폭력 이력이 큰 불이익으로 작용하지만, 정시 제도의 경우 그 효력이 크지 않다. 실제로 서울대학교에서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정시로 지원했을 때 감점을 부과하는 방식을 행해왔는데, 그 점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사게 된다. 수능점수가 높으면 감점당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군의 경우에도 서울대에서 부과한 감점이 있었음에도 서울대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학교폭력으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는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 여론이 생긴 현시대에 학교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앞선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의식한 정부에서는 학교폭력의 제도적 결함을 고치기 시작했다. 412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을 손봤는데, 그 내용에는 학폭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보존 기간도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어나고 정시 전형에도 이를 반영한다고 한다. 즉 앞으로 기존 학생부 위주 전형인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이외에 수능, 논술, 실기 전형에도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국민적 여론을 의식한 정부의 수습을 돌이켜 보았을 때, 학교폭력은 절대적으로 근절해야 하는 사안으로 떠오른다. 제도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교실 안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여 각각 중학교 교사, 고등학교 교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Q. 학교폭력이 교실에서 자주 발생하나요? 갈등이 생기면 교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A.

중학교 교사: 학교폭력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학생들 간의 갈등 상황은 자주 발생해요. 학생들 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먼저 양쪽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사안이 심각할 때는 사안담당(학교폭력 담당자)에게 넘겨서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에 따라야 할 절차(메뉴얼)에 따라요. 예전에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있어서 학교 안에서 해결했지만, 지금은 교육청으로 사안이 넘어가서 학교에서는 교육청으로 사안을 보낼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합니다

 

고등학교 교사: 사서교사라 교실에서의 상황은 정확하게 모르겠어요. 다만 동아리 지도를 하다 보면 선후배가 섞여 있고, 함께하는 활동이 많아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편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 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요.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요청하여도 이미 그들 무리 내의 법칙이 있기에 교사의 개입에 한계가 있죠. 사안을 봤을 때 학교폭력이라고 느낄 지점이 있으면 개입을 하는 편입니다. 각자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듣고, 대화 자리를 요청하거나 심각한 문제라면 생활지도부로 넘깁니다

 

Q. 피해 학생을 목격했을 때 교사의 역할과 실제 사례를 알려주세요.

A.

증학교 교사: 피해 학생을 목격했을 때 교사는 가장 먼저 상황 파악을 정확히 하고, 피해 학생의 부모에게도 알리고 학교에서 어떤 보호와 조치를 하고 있는지를 알려야 해요. 실제로 10여 년 전, 1 남학생들끼리 교실에서 바지를 벗기는 장난을 했던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끼리의 장난이라고 해서(피해 학생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서) 당일에 즉시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가, 나중에 일이 커진 적이 있어요. 따라서 피해 학생이 별일 아니라고 감추려고 해도 사안이 생겼을 때는 부모에게 알리고, 즉각적인 조처를 해서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 받게 해서 폭력 사안으로 커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쪽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성장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져야 해요.

 

고등학교 교사: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조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피해자가 안심하고 피해사례를 말할 수 있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실제로 피해 장면을 목격한 적은 없지만, 만약 목격한다면 피해자, 가해자 학생을 따로 불러서 사안 조사 (사건 현장 서술하게 하기) 등을 한 후 상황에 따라 대처할 것 같아요. 학교폭력을 처리하는데는 교사 개인의 노력보다는 학교 차원의 체계적인 시스템, 공동의 노력이 있으면 효과적일 것 같아요

 

Q. 앞으로 학교폭력을 하면 정시와 수시에 모두 반영된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서 교사 의견이 궁금해요.

 

A.

증학교 교사: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기간이 늘어난다는 최근 뉴스가 있는데 학교 폭력 사안을 억제하는 효과를 위한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사안을 숨기려고 하거나, 교육청에서 내린 결정 사항에 따르지 않고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으로 가면서 기간을 끌어 입시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를 쓰는 가해 학생(학부모)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 폭력을 가해자에 대한 응보적 관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서로 존중하는 교실 문화, 갈등 해결을 위한 회복적 서클 등을 통해서 학교 폭력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고등학교 교사: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 예방효과에 실효성 있을 것 같아요. 학폭 행동이 현재뿐만 아니라 대입, 취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책임감을 더 느끼게 하기에 교육적 효과는 분명히 있을 듯 해요. 다만 억울하게 판단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세심한 조사가 필요하죠. 또한 학폭을 저지르고 기재된 학생은 모든 걸 포기하게 될 위험성이 있음을 염두에둬야 해요. 반성하고 개선하기보다는 이렇게 된 거, 희망도 없으니 나쁘게 살아야지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 우려되는 거죠. 가해 학생에 대한 이해와 지도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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