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 15학번 학우들(기자 포함)이 담당교수인 윤택남 교수님과 함께 필리핀 세부로 4박5일간의 이른 졸업여행을 떠났다.

 

  첫째 날 인천공항에서 저가 항공인 에어아시아(Airasia)를 이용해 필리핀 세부에 도착했다. 세부에는 영어로 된 팻말들이 즐비했고, 현지인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한국과는 다른 묘한 느낌을 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거리를 돌아다녔고, 어떤 사람들은 거리에서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이러한 모습이 신선했고 ‘내가 정말 필리핀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부의 새벽 거리 풍경을 헤치고 베이프론트(Bayfront) 호텔에서 장시간의 비행으로 지친 몸을 뉘었다.

 

  여행 당시 필리핀이 우기에 있어서 여행 내내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와는 다르게 둘째 날 필리핀은 구름이 조금 있는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간단히 아침 식사 후 스노클링 체험을 위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첨벙첨벙 호핑 투어’로 이동했다. 몇몇 현지 도우미들과 함께 배를 타고 30분가량 바다를 헤쳐가자 아름다운 난루수완 섬이 나타났다. 수심 3~4m정도의 얕은 에메랄드 색의 바다 속으로 장비를 갖추고 뛰어 들자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바닥을 알록달록 수놓은 산호들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도 조금 무서웠지만 현지 도우미의 도움으로 구명조끼를 벗고 물고기들과 산호들이 모여 있는 바닥으로 잠수하며 더욱 바다를 즐길 수 있었다. 그 후 다시 배를 타고 다음 섬으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꼬치 바비큐와 해산물로 만족스러운 점심식사를 하였고,후식으로 먹은 필리핀 망고는 필리핀을 떠난 지 오래된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맛있었다. 한국에서 먹은 망고는 가짜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음으로 도착한 할루뚱완 섬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들어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배경을 가진 작은 섬이었다. 또한 바다는 수영하기 위해 손을 저을 때마다 물고기가 만져질 것 같을 정도로 물고기가 정말 많았다. 또한 바다 속 구조물 등의 볼거리도 넘쳤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 안에서 간식으로 한국의 라면이 나왔는데 이미 바닷물을 많이 먹어 입에서 짠내가 났지만 물놀이 후의 살짝 추운 몸을 녹여주는 듯 정말 맛있었다.

 

  셋째 날에는 세부의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는 시티투어를 진행했다. 최초로 지구 일주를 한 스페인 항해사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이 마지막으로 방문하고 목숨을 잃은 곳으로 알려진 세부인 만큼 마젤란과 관련된 관광지가 많았다. 산 페드로 요새(Fort San Pedro)와 마젤란 십자가(Magellan cross)를 보며 필리핀 사람들이 은빛 기사로서 마젤란을 존경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후 세부의 유명 쇼핑몰인 아얄라몰에서 쇼핑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의류ㆍ화장품 브랜드들 뿐 아니라 게임 시설 등도 갖춘 아얄라몰은 한 번 돌아보는 데만 해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정도로 큰 쇼핑몰이었다. 이후 험준한 길을 따라 세부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탑스힐(Tops hill)로 이동했다. 세부의 모든 곳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탑스힐은 연인들이 함께 오면 정말 좋아할 것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했다. 또한 카페도 하나 자리 잡고 있어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었다. 시티 투어 후 전날의 호핑투어, 당일의 시티투어의 피로를 풀기 위해 마사지를 받았다. 처음으로 받아본 드라이 마시지는 조금 아프고 간지러웠지만 마사지사들의 기운을 받은 듯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넷째 날, 드디어 세부 여행의 하이라이트,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를 진행했다. 고래상어가 모이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새벽 4시에 준비를 하고 오슬롭으로 차를 타고 3시간 넘게 이동했다. 가는 길에 필리핀의 롯데리아라고 할 수 있는 ‘졸리비’에 들려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패스트푸드 식당이었지만 현지인들에 맞도록 일반적인 필리핀식 백반도 판매하는 특이한 식당이었다. 배를 채우고 다시 차를 타고 달려 드디어 오슬롭에 도착했을 땐 이미 수많은 외국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의 기다림 끝에 배에 올라타 16~17마리의 고래상어가 먹이를 먹고 있는 곳으로 이동해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먹이를 먹고 있는 고래상어를 직접 만지는 것은 불법이므로 만질 순 없었지만 정말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고래상어를 보았고 가끔 지나가던 고래상어의 꼬리지느러미 끝 부분이 발에 닿기도 했다. 30분간의 짧은 체험이었지만 그 경이로움은 필리핀에 머무는 내내 이어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여행지인 가와산으로 이동했다. 이동 도중 차가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부터는 오토바이를 통해 이동했다. 덕분에 현지인 베스트 드라이버들의 짜릿한 운전을 느낄 수 있었다. 폭포 근처의 호수에는 닥터피쉬가 살고 있어 잠시 발을 담가보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닥터피쉬들이 발가락으로 모여 들자 발가락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가와산 폭포를 보러 갔는데 영화 ‘아바타’에 나올 법한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물살이 심하진 않아서 폭포 밑으로 들어가서 잠시 동안 정신 수련(?)도 해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계획엔 없던 필리핀 야시장 까르봉(Carbon)으로 가서 세부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지프니라는 택시와 버스를 합쳐놓은 느낌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이동했다. 7페소(한화로 약 185원)라는 저렴한 이용료와 운전석에서 먼 자리에 앉은 승객은 이용료를 옆 손님에게 전달하여서 운전석까지 보낸다는 양심적인 수금(?)방식이 신선했으며, 양심이 살아있음에 나도 모르게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처음 까르봉에 도착했을 때 소매치기가 많다는 소문에 겁이 좀 나긴했지만 곧 상인들의 인심을 온 몸으로 받으며 기분 좋게 여러 길거리 음식 등과 과일 등을 먹을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주었다는 점이었다. 또한 상인들과 고객이 서로를 아미고(Amigo)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대해준다는 점이 어찌보면 한국과도 비슷한 시장문화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지막 날, 오후 비행기를 타기 이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이번에는 오일 마사지였는데 드라이 마사지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느낌으로 잠시 동안 연예인이 되어 관리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부드러운 느낌에 나도 모르게 코를 조금 골며 잠이 들 정도였다. 그 후 아직은 가기 싫은, 꼭 지금 가야만 하는지 모를 공항으로 가서 아쉬운 귀갓길로 올랐다.

 

  필리핀 여행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또한 그만큼 느낀 점이 많은 여행이었던 것 같다. 독자 여러분도 가족, 친구, 혹은 졸업하기 전 마지막으로 동기들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하여 많은 것을 느끼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 방학, 혹은 겨울 방학에 동기들과 단체로 ‘아미고(Amigo)의 나라’ 세부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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