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시국대회 자원봉사 후기

  2016년 12월 3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춘천 하이마트 앞 사거리에서 '강원 시국대회'가 개최되었다. 5시부터 7시까지 행진을 하였고 7시 이후에는 집회의 꽃인 '문화제'가 열려 현 시국에 대한 시민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가했는데, 이는 전체 춘천 인구의 10%에 달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모두 질서를 지키는 문화시민의 자세가 돋보였다.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많은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바쁘게 일을 했는데, 이번에 기자는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해서 어떤 일을 하는지 체험해 보았다.

 

낮 12시 ~ 2시 

  집회 장소로 도착해보니 이미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고 많은 자원봉사자가 모여서 일손을 돕고 있었다. 우리는 다른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사용될 촛불을 만드는 일을 맡게 되었다. 전자기기 상품점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사이좋게 촛불을 만들었는데 , 많은 사람이 모여 촛불을 만드는 광경은 진풍경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기도 했으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하던 장소 앞의 전자기기 상품점에는 안내 문구가 붙여져 있었는데,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화장실과 식수,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밖에도 주변 상가들이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무료로 제공해줬는데 이타심을 느낄 수 있는 훈훈한 시간이었다.

  기자는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집회에 사용되는 촛불을 직접 보니 신기했었다. 만드는 과정도 간단했는데, 컵에 구멍을 뚫고 초를 꿰면 끝이었다. 간단한 일이기에 각자의 역할을 맡아서 일을 나눠 했다. 분업했기에 일을 상당히 능률적으로 할 수 있었고 생각 이상으로 빨리 끝났었다. 남은 시간에는 무대에 사용될 문구를 칠하거나 풍선을 부르는 등 다른 일을 돕기도 했고, 쓰레기를 치우거나 짐을 나르며 사용한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오후 3시 ~ 5시

  각자 늦은 점심을 먹은 뒤 다시 모였다. 4시부터 집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남은 일정과 어떤 일을 할지 지침을 받고 바로 집회 참가자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기자가 맡은 일은 문구가 담긴 '피켓'을 나눠 주는 일이었다. 은행 옆 휴대폰 판매점 앞에서 간단한 부스를 차리고 다른 자원봉사자 친구들과 함께 활동했다. 

  피켓을 나눠준 뒤 사람들에게 서명을 부탁하는 안내를 했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많았고 역정을 내시거나 손을 세게 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았고 자원봉사를 하는데 수고가 많다며 떡이나 먹을 것을 사다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특히 5시에 가까울 무렵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자원봉사자들이 손이 얼었는데, 어떤 분이 편의점에서 따뜻한 캔커피를 사다 주셨던 것이 인상 깊었다. 따뜻해지는 손을 보며 마음도 따뜻해졌다.

 

오후 5시 ~

  5시부터 행진이 시작되었다. 행진은 경로를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경로는 A, B 두 가지가 있다. A 경로는 '하이마트 사거리 > 봄내 초교 > 교보생명 앞 사거리 > 스무 숲 사거리 > 하이마트 사거리' 이고 B 경로는 '하이마트 사거리 > 롯데슈퍼 앞 사거리 > 남춘천 사거리 > 하이마트 사거리' 이다.

  다양한 단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행진에 참여해 인상 깊었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고 망언을 한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춘천)의 말에 대항하여 횃불을 꺼내 든 참가자도 있었고, 풍물놀이를 하는 풍물패도 있었다. 그 밖에도 풍물놀이의 박자에 맞추어 춤을 추는 참가자들이나, 인도에서 행진 행렬을 향해 촛불을 흔드는 사람들, 자전거에 촛불을 달고 행렬을 따라 달리는 초`중학교 학생들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진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냈다. 

  자원봉사를 함께한 학우 A는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 우리나라는 변화의 과정에 있으며 그 과정 동안 추한 것이 드러나거나, 당연하지만 마음에는 익숙하지 않거나, 변화를 제지하거나 등 많은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 과정은 과정일 뿐 너무 많은 것을 벌써 실현할 수는 없다는 누군가의 말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고쳐야 하기에, 오늘도 누군가는 행동한다. 이런 수많은 행동이 있지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더 큰 역풍을 맞을 위기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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