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총장 선거가 실시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본지 기사 <우리 손에 피어난 민주주의의 꽃> 참고) 학생이 참여한 첫 번째 직선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투표 반영 비율에 대해서는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37대 총학생회의 입장문에 따르면, 이번 직선제에서 각 구성원의 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교수 72%, 직원 19%, 학생 9%였다. 모든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교수는 인당 1% 정도로 반영되지만, 학생은 100명 이상의 의견이 모여야 1%로 반영된다. 학생의 비율이 이와 같이 결정된 과정과 까닭은 무엇일까.

 

  학생이 요구한 33%, 학생이 차지한 9%

  학생에게 할당된 9%라는 비율은 ‘춘천교육대학교 총장 임용 후보자 추천 준비 공동 협의체(이하 ‘협의체’)’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다. 협의체에는 교수 4인, 직원 2인, 조교 1인, 학생 1인이 참여했고, 각 구성원이 원하는 입장을 제시한 뒤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율이 결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 대표 박상민 총학생회장(윤리교육과 19학번)은 학우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학생 비율 33%를 주장했으나, 각 구성원이 주장한 비율의 합이 100%를 넘어 조정이 불가피했다. 두 자릿수의 상징적 의미를 위해 10%를 지키고자 노력했지만 최종적으로는 9%로 결정되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8인으로 구성된 협의체에 교수가 4인이나 참여하는 반면 학생이 1인밖에 참여하지 못한 점이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교수가 거의 모든 사안을 결정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교수가 과반수도 되지 않는 협의체 구성은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줄어드는 교수 비율, 증가한 학생 비율

  교수 측에서 70%가 넘는 비율을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선 춘천교육대학교의 총장선출 방식을 알아야 한다. 「춘천교육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제3조 1항에는 「교육공무원법」을 인용하여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직접비〮밀 선거를 통해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출할 것이 명시되어 있다. 교원은 ‘총장, 교수, 부교수 및 조교수’로 정의(제2조 1항)되어 있고, 여기서 선출된 후보자는 교육부장관에게 추천(제34조)된다. 다시 말해, 교원만의 합의로도 총장 선거가 진행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학생이 참여한 직선제를 실시할 것과, 그 비율을 각 구성원이 참여한 협의체에서 조정할 것을 결정한 것이다. 협의체 위원장 서동엽 교수(수학교육과)는 ‘학생도 대학의 구성원이므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교수의 비율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총장 선거가 교원이 합의한 방식을 따라야 하는 만큼, 결정된 비율에 교원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정한 비율에 근거가 있어야 했고, 이때 활용한 것이 시대 상황과 역대 총장 선거의 투표 반영 비율, 즉 역사이다.

  직선제로 실시된 4, 5대와 간선제로 실시된 6, 7대에서 모두 교수의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 그러나 정답이 있는 수학 문제가 아니므로, 어디까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앞으로의 논의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서동엽 위원장의 입장이다.

 

  한 발씩 더 물러난 학생, 그리고 직원

  직원 대표로 협의체에 참여한 총무처 총무팀 김무성 주무관에 따르면, 조교와 직원을 통합하고 각 구성원이 양보를 거듭한 끝에 교수 72%, 직원 20%, 학생 10%까지 의견 차이를 좁혔다. 합이 102%이므로 2%를 더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직원과 학생이 1%씩 양보하기로 합의했다. 김무성 주무관은 10%를 지키고자 했던 총학생회장(학생대표)에게 미안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선거에서 보인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통해 앞으로의 학생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교원의 합의된 방식’을 ‘교원과 교내구성원의 합의된 방식’으로 수정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한다.

 

  학생 비율 9%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요구한 33%에서 크게 감소했다고 보는 시각과, 기존의 0%에서 진보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후자의 관점에는 학생 비율이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내포되어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기록한 75.52%의 학생 투표율(1307명 중 987명 참여)이 다음 선거에서의 학생 비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있다. 박상민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의 참여에 감사를 표하면서, 총학생회 차원에서의 노력을 다짐했다.

  “4년 뒤 다시 있을 총장 선거 때의 학생회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있을 학생회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총장 공약 모니터링과 같이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다음 선거 때 학생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적 대학을 위해 실시된 첫 번째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비록 ‘이번 선거에 평등이 존재했느냐’라는 물음이 생길 수 있지만, 이면에는 각 구성원의 양보와 평등의 가치 실현을 위한 협의 과정이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기에, 이번 선거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총장 선거가 평등의 가치를 향해 더욱더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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