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의 한 척추 병원에서 대리 수술을 하고 있다는 제보 영상이 들어왔다. 제보 영상에서 의사 면허가 없는 직원들이 수술실에서 절개와 수술, 봉합까지 하는 장면이 담겼고, 정식 의사가 수술실에 머문 시간은 5분에 불과했다. 이 문제에 관련해 경찰 조사 결과 병원 진료 기록부에는 모든 수술을 의사가 직접 진행한 것으로 작성돼 있었고, 수술실 입구에 설치된 CCTV에는 녹화된 영상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제보가 전부가 아니었다. 이 일이 공론화된 뒤 다양한 제보가 들어왔다. 어떤 환자는 잠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며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다.

 

  대리 수술이란 수술청약상 의료행위를 제공하기로 되어 있는 집도의 이외의 다른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거나, 의료진이 교체되어 사실상 대신하게 되거나, 간호사, 또는 아예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수술케 하는 행위를 총칭한다. 이는 윤리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되며 환자의 생명권을 좌우하는 범죄이다. 수술 중인 환자는 매우 무방비한 상태로 두면 수술 중 문제가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성을 가진 대리 수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리 수술을 하는 이유는 중 가장 큰 것은 금전적 이득이다. 전문의가 아닌 다른 의사나 직원을 이용한다면 인건비의 측면에서 많이 차이가 난다. 또한 다른 이유로는 스케줄이 맞지 않는 경우 다른 의사가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비싼 진료비를 낸 환자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한다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 그리고 묵인하는 의사들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대리 수술이라는 것은 애초에 수술에 관여하는 의사의 허가와 묵인이 없으면 진행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의사 면허가 너무 쉽게 재발급이 된다는 것이다. 의사면허가 취소되어 재발급을 신청한 의사들 중 대부분이 제발급을 받는다 이 중 실제로 성범죄를 저질러 의사 자격을 잃은 의사가 다시 제발급을 받기도 했다.

 

  이런 대리 수술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앞서 말했듯이 대리 수술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처벌의 강도이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대리 수술이 적발될 경우 자격 정지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건의 중대함을 생각한다면 매우 관대한 처사이다. 의사 면허가 취소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실제로 의사 1명이 간호조무사에게 지속적으로 747번이나 대리 수술을 시켰다가 적발됐으나,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은 자격정지 4개월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대리수술이 적발될 경우 엄청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없는 구조이다.

 

  이처럼 대리 수술의 가장 대표적인 해결책은 수술실 CCTV설치이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다면, 누가 수술을 하는 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대리 수술을 대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를 매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법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의료계에서는 CCTV 촬영이 환자로부터 근로감시를 받는 것이라 인격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했다. 또한 CCTV 설치는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결과를 초래해 의료인의 사기 저하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찬성 입장에서는 수술실 CCTV 설치는 대리 수술을 없애기 위해서만이 아니고, 아무런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맡기고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환자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리 수술은 오랜 기간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며, 최근 다시 떠오르는 문제이다. 특히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는 수술실 CCTV에 관해서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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