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기억의 길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에 대한 공소시효는 원래 7주년인 올해까지였습니다. 다행히 2020년 12월 법이 개정되어 공소시효와 조사 기간이 1년 6개월 늘어났지만, 여전히 정부의 강한 의지 없이는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다는 내용의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탑승자들의 가족들은 팽목항 근처 체육관에 갔지만 이미 구조된 몇 명의 생존자들만 있고 다른 많은 학생은 없었습니다. 그 후 체육관 안의 직원으로부터 '지금 몇백 명이 배로 오고 있다. 여기서 그냥 기다려라. 팽목항에 가봤자 다 막혀서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말하며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래도 상황이 궁금했던 세월호 탑승자들의 가족들은 직접 팽목항을 가보았지만, 팽목항에서 사람을 막기는커녕 막는 사람 하나 없고 그곳에는 천막 하나, 앰뷸런스 한 대만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책임자라고 나와 있는 분은 동네 파출소 소장이었습니다. 그렇게 팽목항에서 기다리다가 119대원 옷을 입은 한 남성분이 등대에 하늘에 헬기에 이렇게 막 날아다니고 있는 것을 보고 막 욕을 하면서 '"쇼하고 있네"라고 하는 말을 듣고 '혹시 현장에 가 보셨나요?'라고 물으니 ‘배 지금 벌써 다 침몰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배가 계속 기울어져 있다는 뉴스가 계속적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119 대원은 해경이 '너네 왜 왔어? 너네는 가. 우리가 충분히 구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119 대원들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렇게 탑승자 476명 중 사망자는 299명, 실종자 5명 발생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건 후 해양경찰청장께 세월호 구조 당시 했던 말인 “현재 잠수사 오백여 명을 투입하고 있습니다.”에 관해 물어봤을 때 “투입이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다르다.”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구조 실패'에 대해 해경 지휘부 전원 무죄, 헬기 구조 방기도, 유가족 사찰 의혹도 '무혐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도 무혐의로 세월호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은 무혐의로 판결이 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이 누구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세월호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본 기자는 이런 세월호 사건을 시간이 지나도 기억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만든 안산 기억의 길에 대해 이야기해보록 하겠습니다. 안산 기억의 길은 4.16 생명안전공원, 4.16 기억 전시관, 단원고 4.16 기억교실 순으로 진행이 됩니다.

첫 번째는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입니다.

아직 공사 중이라 노란 꽃 화분 여러 개로 '생명안전'이라는 글자만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4.16생명안전공원이 되기로 결정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노력으로 인해 4.16생명안전공원이 조성될 수 있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희생자를 기리고 참사를 잊지 않으면서도 기존의 '추모공원' 같은 형태에서 벗어나 시민들에게 유익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의 많은 희생자가 청소년이었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공원이 '청소년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단원고등학교로 가는 길에는 4.16 기억전시관이 있습니다. 4.16 기억전시관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기록이 담긴 책과 함께 세월호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4.16 기억전시관 내부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사진과 유품 등이 담긴 바닥이 투명한 항아리가

천장에 바둑판식으로 달려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울어진 의자들이 있습니다. 이는 기억 항아리 전시물은 천장에 달려 있어서 목을 한껏 꺾어 들고 올려다 봐야하고 의사가 앉기 불편하게 기울어져 있는 것은 세월호 참사는 배가 뒤집히며 가라앉은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탈출하고자 했을 것이고, 당시 기우는 배의 불편함을 감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입니다. 그리고 시계 전시물은 학교 교실에서 쓸 법한 나무 재질의 원형 벽시계인데 4시 16분에 멈춰있습니다. 이는 세월호 희생자들은 4월 16일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함께 4월 16일은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산 기억의 길의 마지막 코스는 단원고 4.16 기억교실입니다. 원래 4.16기억교실은 단원고등학교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교안의 기억교실의 존재에 대한 크고 작은 논쟁이 있었고 가족들은 학교 안 기억교실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였지만 결국 학생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셨습니다. 대신 정말 똑같이 책상의 위치, 문에 남은 세월의 흔적, 칠판에 있는 낙서까지 그대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복도와 교무실까지 학교를 그대로 빼다 박았습니다. 교실 내부에는 책상 위에는 희생자의 사진과 몇 가지 유품, 방문객의 방문록이 놓여 있어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교실 뿐만 아니라 교무실에도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받았던 서류, 학생들이 선생님께 쓴 편지, 사고 당시 선생님들의 이야기 등이 있었습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은 모든 반, 모든 공간을 구석구석 돌며 그 무엇이든 마음과 진심으로 느끼고 올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현재까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줄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 교실 방문 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가 “근데 엄마 왜 그랬대?”라고 물었을 때, 어머니가 그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라는 세월호 사건 유가족분의 글이었습니다. 그 대답을 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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