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보고 이준환 회장 인터뷰

  코로나라는 벽은 많은 것을 갈라 놓았다. 학생을 학교에서 갈랐고, 친구 사이를 갈랐다. 춘천교육대학교의 동아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보드게임 동아리 보고보고(이하 ‘보고보고’)처럼 마주보고 실내에서 활동하는 동아리는 타격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기존에 하던 대면활동은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했다. 또한, 활동의 방향성과, 동아리를 이끄는 집행부의 임기 및 구성 등을 고민해야 했다. 코로나19 시대 동아리의 모습을 기록하고자, 보고보고 회장 이준환(교육학과 19학번)을 인터뷰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윤문한 것이다.

 

보고보고 소개

Q. 보고보고 이름이 의미는?
A. 제가 들어오기 전부터 그랬습니다. 추측하기로는 보드게임의 ’보‘와 바둑을 영어로 한 ‘go’를 합친 것 같습니다. (이름을 바꿀 생각이 있는지?) 이름을 바꿀 만큼 제가 기여한 게 없어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보드게임 동아리 회장이 추천하는 보드게임이 궁금하다.
A. (한참 고민) 도미니언이라는 게임이 가장 재밌었는데 대중성이 없습니다. 해보시면 쉬울 거예요. 도미니언은 자신만의 덱을 만들어서 승점을 모으는 게임인데요, 구성할 수 있는 카드 조합이 다양해서 항상 색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의 추천 보드게임, <도미니언>

 
Q. 보드게임이 분실되기도 하는지?
A. 현재 보드게임이 180여 개 있습니다. 대여, 반납시 사진으로 보고 받고 있습니다. 보고되지 않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어서, 학기마다 분실된 것을 보충하거나 행방을 추적하는 식으로 해결합니다.

 

코로나19 시대의 동아리 모습

Q. 최근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A. 지금은 대면 활동 진행이 어렵습니다. 지침도 그렇고, 저희도 가능한 지양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여가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동아리원이 개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대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보드게임 대여를 위해 만들어진 대여 목록

 

Q. 동아리원 모집은 잘 되는지?
A. 2020년에는 가입 인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갑자기 가입 인원이 많아졌고, 현재는 79명입니다. 작년에는 활동을 못해서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적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동아리 유지를 위해 에브리타임이나 동아리 시간을 통해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Q. 동아리 회비를 걷고 있는지?
A. 원래 첫 회비는 25,000원이고, 동아리 회비는 학기당 10,000원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활동이 저조한데, 회비까지 걷으면 부원들의 부담이 클 것 같았습니다. 또 모집도 어렵고요. 그래서 2020년부터는 안 받고 있습니다만, 상황 나아지면 다시 걷을 생각입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혹시 회비가 없으면 주인의식이 사라질까 걱정이 되어서요. (회비를 어디에 쓰는지?) 동아리 보드게임 구매에 주로 사용합니다. 보드게임 수납 선반, 게임 책상, 매트, 모래시계 등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구매하는 보드게임에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는지?) 지금까진 그렇지 않았습니다. 웬만한 게임은 거의 다 있긴 하지만, 앞으로는 의견을 받아봐야겠네요.

 

Q.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A. 동아리방 출입을 관리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수시로 바꿉니다. 집행부를 통해 출입 인원을 체크하긴 하지만, 동아리방을 항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카카오톡 공지로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하는 것이 한계입니다. 올해 1학년 대면 기간에 한시적으로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1명 참여했는데요, 야외에서 인원을 나눠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보드게임 보관 창고로만 사용되고 있는 보고보고 동아리방

 

Q.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점은?
A. 원래는 자유롭게 동아리방 사용이 가능합니다. 저희는 청소만 하면 됐었는데, 이제는 출입 자체를 신경써야 해서 그 부분은 힘들어졌습니다. 활동할 때도 따로 신고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제는 지도교수 사인 등 절차가 복잡해졌습니다. 집행부 구성도 걱정입니다. 저희 3학년은 1학년 때인 2019년 말에 집행부가 내정되어서 2020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는 2020년 집행부가 1년 연임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비록 노쇠하지만 올해까지는 괜찮습니다. 내년이 걱정이지만,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국어과 파이팅! (갑자기?) 국어과 분들이 많으셔서요. 물론 모든 분이 열심히 해주시지만 국어과 분들이 특히 다 같이 즐기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에너지도 넘치고요. (보드게임 동아리의 집행부 업무는 감이 안 잡힌다. 집행부의 역할은?) 모든 동아리에서 공통적으로 해야 하는 서류 업무가 많습니다. 동아리 가등록, 본등록, 회원 명부 조사, 지도교수 확인서 등등... 최근에는 방역지침도 수시로 나옵니다. 이외에는 대면활동시 준비와 진행을 맡습니다. 강의동 강의실을 대여하고, 게임 규칙을 설명하거나 참여를 돕는 역할입니다. 최근에는 보드게임 대여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이준환 회장은 보고보고가 ‘부담없이 오고, 부담없이 즐기고, 부담없이 떠날 수 있는’ 동아리로 남길 바란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그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기 회장 선출이 가장 큰 문제예요. 힘든 상황에서 힘든 일을 부탁해야 하니까요. 코로나가 끝나고 동아리원과 다 같이 활동하는 날이 얼른 오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현재 많은 동아리가 활동 및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마다의 걱정과 고민, 기대와 바람을 갖고 있는 동아리들의 모습이, 다음 봄에는 다채로운 꽃처럼 학교를 밝힐 수 있을까. 보고보고를 비롯한 동아리들이 마주보고 활동하는 그날이 다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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