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떠한 것에도 곧 익숙해지는 동물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최상의 정의다.

<죽음의 집의 기록 ― 도스토예프스키>

 

  2020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코로나 19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된 코로나와의 싸움 속에서 우리는 지난 1년간의 경험으로 코로나 종식을 손 놓고 기다리기보단 그에 맞서 더 꼼꼼하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작년에는 하지 못했던 새내기 배움터나 과 행사를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했고, SNS를 활용하여 새내기들을 위한 이벤트도 열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방역 수칙에 맞춰 4인조 캠퍼스 투어를 진행하고, 작년에는 2학기에나 시행했던 대면 개강을 올해는 1학기부터 3주간 학년별로 나누어 시행 중이다.

  춘천교육대학교 1학년 학생들은 3월 2일부터 3월 19일까지, 약 3주간 대면 수업을 했다. 이에 첫 대면 학교생활을 마친 새내기 4명을 인터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와 관련하여 다소 민감한 사항에 대한 의견을 물었기에 익명성을 보장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1. 첫 대학 생활이라 기대가 정말 컸을 것 같은데, 3주 동안 했던 학교생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A: 동기, 선배님과 소소하게 학교 주변 공지천에서 산책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하면서 많이 친해진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B: 친한 동기들과 춘천 맛집을 탐방했던 일입니다. 동기 형의 차를 타고 춘천 외곽과 학교 주변의 다양한 맛집들을 탐방하고 평가해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C: 과 동기들과 친해져서 어울렸던 것 모두요!

D: 예전에는 MT나 대면 새터처럼 큼직한 행사들을 기대했는데, 실제로 학교생활을 해보니 오히려 소소한 경험들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특히 대면 첫 주에,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동기들과 퇴계동에서 밥 먹고 사진도 찍으며 놀았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또한, 같은 기숙사에 사는 동기들과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밤 산책을 했던 것, 교양 시간에 만든 샌드위치로 동기들과 피크닉 한 것, 과잠 입고 단체 사진을 찍은 것, 공지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논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2. 동기들을 비롯한 학교 사람들과는 많이 가까워졌나요?

A: 대면 기간이 끝나도 여전히 꾸준히 연락할 만큼 친해졌어요! 하지만 대면 기간이 3주이다 보니 한 번도 대화를 못 나눠본 동기분들도 많이 있어서 아쉽습니다.

B: 3주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동기들이 먼저 다가와 노력해준 덕분에 어느 정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말이 잘 통하고 마음이 맞는 친한 동기들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시간적 제약과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때문에 친해지지 못한 몇몇 동기들이 있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C: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저는 초면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 며칠 간은 과 동기들에게 먼저 다가가지도 못하고 갑갑하기만 했습니다. 저를 좋게 봐주고 먼저 말을 건네온 지금의 친구들에게는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D: 일단 동기들과는 대부분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강의 중 쉬는 시간마다,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모든 동기와 친해진 것은 아니지만 꽤 여럿과 가까워졌습니다. 학교 선배님들과 만날 기회도 종종 있었습니다. 동아리, 짝라인, 학교 행사 등 오며 가며 인사하고 밥을 먹으며 말을 트기도 했습니다. 타과 사람들과는 동아리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3. 가까워지게 된 결정적인 행사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A: 과 행사였던 마니또를 통해 가까워졌어요. 동기들과 “마니또 아니었으면 우리 서로 이름도 모르고 대면 끝났겠다"라고 했던 것도 기억나네요.

B: 캠퍼스 투어 행사요! 학교 곳곳을 탐방하며 사진을 남기고 어색한 동기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투어가 끝나고 조원들끼리 빙수를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친해졌습니다.

C: 첫째 주 목요일, 동기들과 저녁 식사 및 술자리를 함께했습니다. 물론 정부와 방역지침을 지키는 선에서요. 3-4명 정도로 나뉘어 함께했는데, 만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 친구들과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D: 과 행사였던 ‘캠퍼스 투어’ 였습니다. 한 번도 이야기해보지 못한 동기들과 어떤 포즈로 사진을 찍을지 고민하고, 학교 지도를 살펴보면서 무슨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하고, 교정을 걸으며 소소하게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대면 기간 동안 한 번도 말해보지 못했을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동기들과 가까워질 수 있게 도와준 결정적인 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4. 현재 춘천교육대학교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대면 개강을 진행하고 있는데, 3주 동안의 학교생활을 전후로 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셨나요?

(1. 과거-수도권 기준, 현재-비수도권 기준/2.과거-비수도권 기준, 현재-수도권 기준/3. 과거-수도권, 현재- 수도권/4. 과거-비수도권, 현재-비수도권)

A: 4. 대면 개강 전에도 비수도권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수도권이니 비수도권을 기준으로 대면 개강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 4. 유동인구와 인구수 자체가 많은 수도권과 춘천을 같은 선상에 둔다는 것은 조금 과한 억제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수도권 출신의 학생들이 많기도 하지만, 서울과 경기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인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비수도권의 기준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리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C: 이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현 상황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D: 2. 과거에는 비수도권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현재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강하기 전에는 ‘아무리 수도권에 사는 학생들이 많더라도 결국 기본 생활은 춘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수도권 기준으로 대면 개강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약 한 달간 춘천에 있어 보니, 생각보다 수도권 학생들이 많았고, 그 학생들 대부분이 주말이면 본가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 상황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수도권 기준으로 대면 개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대면 기간 동안 5인 이상 집합 금지 규정이 잘 지켜졌나요?

A, C: 네. 잘 지켜졌다고 생각합니다

B: 과나 집단 차원에서 단체로 음식점이나 주점에 가 4명씩 테이블을 나눠 앉는 몇몇 편법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동기들과 그 외의 1학년분들 대부분 매일 발열 체크에 성실히 임했고 4인 이하로 모이고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D: 솔직히 잘 지켜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공식적인 행사에서는 4명씩 다녔지만, 그 외의 생활 속에서는 5인 이상이 모이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면 기간 동안 있었던 상황을 살펴보면, 5인 이상 집합금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6. 3주 동안 학교 생활 중 아쉬웠던 점이 있었나요?

A, B, D: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밥을 먹거나 같이 다니는 인원이 고정됐었고, 두루두루 친해지기 어려워 아쉬웠습니다.

C: 아쉬운 건 별로 없습니다.

D: 짧은 대면 기간도 아쉬웠습니다. 3주라는 시간은 애매하고 아쉬웠습니다. 며칠만 더 있으면 정말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헤어진 느낌이었습니다.

 

7. 앞으로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그동안 친해졌던 동기들과 학교 생활하면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울 것 같아서 기대가 많이 되네요.

B: 초등학교 실습 과목입니다. 이론이나 강의로 교수법을 배우는 것보다 현장을 직접 체험해보며 문제에 부딪히고 임용 이후 교사로서 가져야 할 태도 등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D: 아마 코로나가 종식되어야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가장 먼저 학교 행사인 <해오름제>나 <대동제> 등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습니다. 또 교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어린이날 행사도 정말 기대됩니다. 비대면 속에서는 완벽하게 즐길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8. 코로나가 끝나고 대학생으로서 가장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A: mt라고 하나요? 과에서 다같이 놀러 가는 그런 일도 해보고 싶네요.

B: 과 전체 회식을 해보고 싶습니다!

C: 해외여행 가고싶습니다.

D: 코로나가 끝나면 MT를 정말 가고 싶습니다. 또한, 제대로 된 동아리 활동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9. 이외에 혹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나요?

A: 동기나 21학번 외에도 다양한 학과의 선배님들을 뵙고 친해지고 싶습니다. 코로나 멈춰!!!✋✋✋

 

  1학년 학생들을 인터뷰를 해보니, 3주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동기간 두터운 친분을 쌓은 듯 보였다. 물론,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으로 인해 함께 어울리는 인원이 고정된다는 점에서 많은 고충이 있다고 했다. 또한, 5인 이상의 모임에서 찢어져 앉아 테이블 간 대화를 하거나, 테이블을 돌려 앉는 편법 사례도 간혹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은 방역 수칙을 지키고 안전하게 생활하였고 결과적으로 1학년 대면 수업은 큰 탈 없이 계획대로 마쳤다. 1년간의 기다림 끝에 다시 시작된 생활, 코로나 종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우리는 그에 맞서 새로운 대응책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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