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oster: 사기꾼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것이 침체하였던 2020년, 전성기를 맞은 게임이 있었다. 바로 ‘Among Us’이다. 일종의 마피아 게임과도 비슷한 이 게임에는 Imposter라는 역할이 존재한다. '사기꾼'이라는 뜻의 이 역할을 맡게 되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속이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사기꾼이라는 말은 부정적이지만 사람들은 이 역할을 맡아도 즐겁게 플레이한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니까.

 

  Imposter syndrome: 지나친 기대, 나는 사기꾼?


  앞서 언급한 역할과 이름이 비슷한 심리 현상이 있다. 사기꾼 증후군, 혹은 가면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Imposter syndrome이다. Imposter syndrome은 자신이 이룬 성공이 노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저 운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증상이다. 이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기대는 과장되었으며, 자신은 그 기대에 못 미치면서도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 사기꾼이라는 자아가 형성되면 행복하기 힘들다. 인생은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자신의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근면한 생활을 하며, 이로 인한 에너지 부족, 수면 장애 등의 고충이 생길 수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Imposter syndrome은 의외로 꽤 많은 사람이 겪는 현상이다. 유명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며,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역시 최근 이 현상을 겪었다고 호소한 바 있다.

 

  Pygmalion effect: 긍정적 기대, 긍정적 효과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가 있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켰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학습이 부족한 학생들이 모인 반이 있다. A 교사는 그 반의 선생님이다. 그러나 A는 자신의 반 학생들이 매우 똑똑하다고 착각했으며, 이후 학생들을 대할 때도 엘리트 학생들을 대하듯이 했다. 시간이 흐르자, 실제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이 눈에 띄게 올랐다.”

  이처럼 교육에서의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한 이야기들은, 교사의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학생에게 좋은 효과를 주는 데에 있어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같은 기대, 다른 결과

  똑같이 기대를 했는데, Imposter syndrome은 부정적인 결과를 설명하고 있고, Pygmalion effect는 긍정적인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다소 상반되어 보이는 두 결과는, 어쩌면 교실 속에서 공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A 교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대가 학업 성취도 향상이란 결과를 가져온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기대가 지나치다’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어쩌면 학업 성취도가 오르면서 이야기가 막을 내릴 때까지도,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교사가 학생들에 대해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그로 인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좋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기대를 거는 것만큼이나, 그 기대가 너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끼는 것 역시 중요하다. 바람직한 교사라면 학생이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을 두고 보기만 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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