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JTBC 드라마 ‘SKY캐슬’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얻었다. 2018년 11월 23일 1.7%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한 ‘SKY캐슬’이 18회 기준으로 22.3%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7년 방송된 tvN 인기 드라마 도깨비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SNS, 언론, 광고까지 나오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형 입시 현실을 바탕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킨 점이 가장 크다. SKY캐슬은 사회 문제로 지목된 사교육 열풍과 입시문화를 작품에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다소 극적인 부분과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극 속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 사고들은 이미 현실에서 비슷하게 일어난 일들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과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이 SKY캐슬 열풍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SKY캐슬 외에도 영화, 드라마, 책, 웹툰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즉 현실을 반영하여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 몇 있다.

 

tvN 드라마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팍팍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오피스 라이프를 그대로 담아냈다. 비정규직의 설움에서부터,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워킹맘, 무시는 기본이고 폭언은 일상인 상사 밑에서 ‘예스맨’이 되어야만 하는 직장인들의 이야기와 같은 소재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소설 <편의점 인간>은 실제로 18년간 편의점 알바를 해온 무라타 시야카의 작품으로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청춘들의 삶을 반영한다. ‘보통 인간’이 되기 위한 규격에 맞추기 위해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 그리고 배제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긴다. 또한 편의점이라는 현대를 대표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유머 넘치는 풍자가 한데 어우러진 작품성이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아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2006년에 개봉한 영화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계의 생초보인 앤드리아가 패션지인 ‘런웨이’ 에 입사해 편집장인 미란다의 밑에서 잡일부터 시작하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에는 상사의 사적인 일에 동원되거나 사적인 감정으로 일 처리가 이루어지는 등 미국 업계에서도 한국과 똑같은 직장 내 갈굼과 착취 장면이 나온다. 능력을 인정받는 만큼 잃어버리는 것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회사에 충성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생활에 소홀해지며, 그러다 보면 가정, 친구, 주변 이웃들과 멀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실을 담아 편집장인 미란다와 그녀의 비서 앤드리아, 두 여자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얻게 되는 성공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작가는 던진다. 그리고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변명할 수도 없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판을 치던 재벌 3세 이야기,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스토리 같은 주제는 소위 한물간 주제가 되었다. 진부한 스토리로는 더 이상 사람들의 이목을 끌을 수 없다. 이제는 ‘리얼’이 대세인 시대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법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현실 반영 작품들로 우리는 공감을 얻기도 하고 현실을 부정할 수 없어 분노하고 그 현실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많은 작품들이 학생들에게는 입시 문제나 학교 폭력 등 학교 내에서의 현실, 어른들에게는 직장 내 갈굼과 각박한 세상에서 자신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갈등하는 현실, 또 출세와 양심 사이에서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사회 현실, 이러한 세대별로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다만 왜곡이나 편견 조장을 하는 작품이 있을 수 있다. 작품의 수용자가 그러한 것들을 비판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작품이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가 답해봄으로써 나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한 번 능동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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