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중국의 페이퍼게임즈는 자사의 인기 모바일 게임인 ‘샤이닝니키’의 한국판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이유는 바로 ‘한복 논란’ 때문입니다.

  해당 게임사는 샤이닝니키 서비스로 게임 캐릭터들의 의상에 한복을 추가하고, 이를 ‘한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국인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한복은 명나라의 한푸, 조선족의 전통의상’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왜 중국 전통의상을 한국판 게임에 먼저 업데이트를 하냐”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논란이 거세지자, 페이퍼게임즈는 한복 아이템을 게임에서 전부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국가에서도 한복 아이템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얼마 뒤, “최근 전통 의상 문화에 대한 논란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중국 기업으로서 이 같은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국가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한국 서비스를 종료한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을 그들의 것이라고 우기는 근거는 무엇이며, 그들의 주장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중국 전통 의상은 청나라 만주족의 옷입니다. 이에 반발해 송·명시대 한족 의상을 회복하자는 운동이 있었는데, 그 의상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한복도 한족의 '한푸'에서 나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근거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중국내 소수민족의 문화이니 중국문화이기도 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런 것을 역사, 문화 전문가가 아닌 일반 누리꾼들이 정확한 근거 없이 앞장서서 주창하는데, 그 수가 많고 태도가 강경해 게임사 같은 일반 회사들이 눈치를 보고 앞장서서 애국심 마케팅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페이퍼게임즈가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한다.'며 한국 서비스를 중단한 것도 애국주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애국주의를 주도하는 것은 중국의 일부 10~20대 젊은 누리꾼들로, 중국이 위대하다는 중화주의 교육을 받고,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어릴 때부터 지켜본 세대입니다. 그들은 자부심이 크고 과거 중화제국의 위세를 재건해야 한다는 열망이 가득하기 때문에 동아시아 모든 문화의 원류가 중국이라고 우기며 애국주의 광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언론사들까지 합세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비논리적인 근거로 우긴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복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이며,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에 타협하지 않고, 우리의 문화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지키기 위해, 이에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사진출처 : 연합뉴스(https://www.yna.co.kr/view/AKR20201105151600502?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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