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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거지는 교사〮대 통폐합을 바라보며

  ‘초등 교육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정책은 저지되어야 한다.’

  교사〮대 통폐합에 대한 논란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 4월 28일에 교육부 기획예산위원회가 충남 공주교육대학교에 찾아와 교무처장에게 공주대 사범대학과 통폐합하겠다는 일방적인 선언을 한 데서 시작된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교육부의 ‘일방적 선언’에 분노하면서도, ‘올 4월에 공주교대에 그런 일이 있었나…’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반응은 지극히 정상이다. 왜냐하면, 윗글의 4월은 2020년 4월이 아닌 1999년 4월이기 때문이다.

 

춘천교육대학교 신문사의 1999년 5월호 기사 <다시 불거지는 교·사대 통폐합을 바라보며>

  20여 년 전의 기사가 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얼마 전 비슷한 주제의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1999년에도 교사〮대 통폐합은 이미 ‘다시 불거지는’ 문제였고, 2008년에는 실제로 제주교육대학교가 제주대학교에 통합되었으니, 이번에는 ‘또 또 또… 다시 불거지는’ 문제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이 문제가 2020년에는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교육부, “교원수급정책 개편 필요”

  2020년의 일은 지난 7월 23일, 교육부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 관한 보도 자료를 배포하면서 시작한다. 해당 회의의 논의점은 한창 이슈였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방안’, 그리고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계획』이었다. 학생 수 감소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교원수급정책을 개편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개편안 도출을 위해 해당 계획을 대통력직속 국가교육회의와 연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공은 교육부에서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간 셈이다.

*국가교육회의: ‘교육혁신 및 중장기 교육정책 논의’를 목적으로 한 대통령직속 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 “최대한 많은 의견 듣겠다”

  이로부터 일주일 후인 7월 30일,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한다. 제19차 국가교육회의(7.29)에서 논의한 『코로나 이후 학습자 중심 교육을 위한 학교의 역할 변화 : 교육과정교〮원양성체제 방향을 중심으로』의 추진 계획이 그 내용이었다. 사회적 합의가 목표인 만큼, 국가교육회의는 최대한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30일, 국가교육회의의 보도자료에 포함된 이미지.

  국가교육회의는 사회적 합의를 위해, 크게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 협의’와 ‘정책 집중 숙의’의 두 과정을 계획했다. 특히, 정책 집중 숙의에서 도출된 결과는 ‘교육부가 이를 존중하여 향후 미래교원양성체제 개편방안 마련 시 기본방향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과정의 세부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 협의에 대한 계획.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 협의’에 대한 계획 중, 지역 경청회는 지난 8, 9월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 충청권에서 총 4회 진행되었으며, 온라인을 통해 참여가 가능했다. 여론조사는 10월 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지만, 해당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작위 번호에 대한 전화 조사’에 당첨되거나, 혹은 ‘온라인 설문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인 것이 전부이다. 이러한 방식의 설문조사는 응답자가 자의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에, 관련 사안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이 응답할 수도 있다. 이에, 해당 설문조사가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의 일환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정책 집중 숙의에 대한 계획.

  ‘핵심당사자 집중 숙의’에는 32명이 참가한다. 이때는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포함하여 여러 안건에 대해 논의한다. 8인씩 4팀으로 원탁 토의를 진행하며, 여기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은 일반 국민 숙의로 넘어가게 된다. 집중 숙의 계획에 참여하는 32인의 핵심 당사자는 다음 이미지와 같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일명 ‘교대련’)을 포함한 교육대학교, 사범대학교 관련 단체가 포함되어 있다.

집중 숙의에 참여하는 핵심 당사자 32인

 

  교사〮대 통합을 둘러싼 팽팽한 대립

  앞선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의 보도자료 중, 어디에서도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교의 통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직까지는 ‘여러 의견을 듣겠다’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가지 정황을 통해 해당 사안이 논의되고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다. 현재 일을 맡고 있는 국가교육회의가 2019년 12월 30일에 발표한 ‘제2차 국가교육회의 백서’에서는 ‘교사〮대를 교원전문대학원으로 통합’하는 것을 개편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역 경청회 당시 기조 발제를 맡은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은 ‘학생 수가 급감함에 따라, 현행 교육대학교, 사범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제가 유지 가능할지’ 물었다. 집중 숙의에 참여하는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는 해당 사안을 ‘핵심 안건’이라고 언급했으며, 김도헌 진주교육대학교 교수는 지역 경청회 당시, ‘이번 개편논의에도 초중〮등 교사 자격 연계나 초중〮등 교사 양성 기관 통합 등이 검토안으로 올라왔다’라고 언급했다.

  지역 경청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로 사범대학교 측에서 해당 사안을 찬성했고, 교육대학교 측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찬성의 근거로는 ‘교원 양성 체제의 효율성’, ‘임용 체제의 효율성’이 있었으며, 반대의 근거로는 ‘중등 임용의 적체 현상이 초등 임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제주교육대학교의 사례를 볼 때, 통합이 효율적인 해결책인지에 대한 의문’ 등이 있었다.

  그러나,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 ‘초중〮등 교육의 특수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에는 입을 모았다. 김도헌 진주대학교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뇌 과학이 발달하면서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뇌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초등 교사는 아동의 발달과 성장을 돕는 협력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중등 교사는 청소년기의 갈등과 문제해결을 돕는 소통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초등중〮등 교원양성기관이 갖는 각각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의 출발은 현재의 양성교육을 탓하는 것이 아닌 ‘수급 구조 개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초등중〮등 교원양성기관의 통합만을 논의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 교수의 이러한 분석과는 달리, 교사〮대 통폐합 논란이 20년 넘게 지속된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앞으로의 진행 일정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 협의’의 경우, 10월 다섯째 주에 ‘제3차 국가교육과정 혁신포럼’을 진행한다.

  ‘정책 집중 숙의’의 경우, 지난 9월 26일을 시작으로 12월 5일까지 총 9회의 핵심당사자 집중 숙의가 진행된다. 소문처럼 ‘교사〮대 통합이 11월에 결정된다’라는 설이 돌았던 이유는 바로 이 숙의가 11월에 종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정이 조정됨에 따라, 협의문 발표는 12월 17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때 12월 17일은 앞서 언급한 일반 국민 숙의를 포함한 기간이다. 따라서 협의문이 발표되기 전까지 우리 교육대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집중 숙의에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 참여하는 만큼, 각 학과 공지방을 통해 전달되는 생생한 소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숙의가 진행되고 국민 보고가 있기까지 2달여가 남았다. 교육부가 해당 숙의에서 도출된 내용을 향후 교육 정책의 방향으로 삼겠다고 한 만큼, 초중〮등 교육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본질적인 해결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자료>

(교육부 보도자료)

-[보도자료]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 개최

 

(국가교육회의 보도자료 및 자료집) - 좋은 자료들이 많았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는 자료집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자료집]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수도권 경청회

-[자료집]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호남권 경청회

-[자료집]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영남권 경청회

-[자료집]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충청권 경청회

-[보도자료] 『코로나 이후 학습자 중심 교육을 위한 학교의 역할 변화』사회적 협의 추진

-[보도자료]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권역별 경청회

-[보도자료] 교원양성체제 사회적협의 핵심당사자 32인 집중 숙의 시작

박운상  cloudtree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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