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생활물류 택배물동량을 조사한 결과, 올해 1~8월의 택배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한 21억 6,034만여 개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6월의 경우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2억9341만여 개의 택배 물량이 움직였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36.3% 늘어난 수치입니다.

  택배 물량이 이전에 비해 많이 증가한 만큼, 택배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힘겨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택배 노동자 7명이 과로로 숨졌고,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설문조사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택배 물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6.8% 늘어난 313.7개입니다. 증가한 업무량에 따라, 택배기사들이 결국 지난 9월 17일 파업 선언을 했습니다. 대책위는 택배기사 4천 명 중 95%가 파업에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택배업계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의 간담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추석 성수기 동안의 추가 인력 투입이라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위원회에서는 이 방안을 수용하며 9월 18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노력과 분류작업 전면거부로 인한 국민 불편 등을 고려해 예정돼 있던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간담회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바로 ‘분류작업’에 관련된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분류작업’은 택배기사들이 각 가정에 물품을 배달하기 전, 터미널에서 지역별로 물량을 나눠 차에 싣는 과정을 가리킵니다.  진경호 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은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택배 분류작업만 하루에 평균 6~7시간 소요된다.”고 밝혔습니다. 진 부위원장은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분류작업 끝나면 보통 1~2시 되고 분류작업이 끝난 짐들을 차량에 적재하고 출발해서 첫 배송이 3시 정도부터 시작되는 게 보편적인 관례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루 업무시간의 절반 정도를 분류작업에 소요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분류작업에 대한 어떠한 보수도 받지 못합니다. 그들의 급여가 각 가정에 배달한 건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보다 분류작업량이 38.5% 증가하였는데도 분류작업을 해야 하는 택배기사의 수는 한정적이고, 그들은 노동의 대가도 받지 못합니다.

  이러한 분류작업을 포함하여 일반적으로 주 6일, 84시간 근무하는 택배기사들. 그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요? 우선, 분류 작업을 위한 대안으로는 바로 ‘별도 인력’을 채용하는 것입니다. 분류 작업만을 하는 별도 인력을 채용해 택배 기사들의 부담이 줄어든다면, 택배기사들이 더 많은 시간을 택배 배달에 할애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이 구축될 것입니다. 더불어, 적절한 근무시간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쿠팡’의 예를 살펴보면, 쿠팡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친구(쿠친)는 주 5일제와 주 5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합니다. 초과 근무를 하고 싶어도 법정 근로시간인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여기에 주 2일의 휴무일, 연차, 법정 공휴일 등 연간 130일을 쉬게 됩니다. 자체 시스템을 통해 택배기사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깨어있는 순간에도, 잠들어 있는 순간에도 택배업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관련 종사자들의 환경 개선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 사진출처
- 사진1 : 연합뉴스
- 사진2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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