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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의 함정- 소포모어 징크스

  지난 11월 21일, <겨울왕국 2>가 한국에서 개봉하였습니다. 전작인 <겨울왕국>이 전 세계적으로 상을 휩쓸고, 애니메이션 부문 흥행 성적을 모두 갈아치우면서 예정에 없던 2편의 제작이 결정되었고, 1편 개봉 후 6년만인 올해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개봉 전부터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만큼, 개봉 후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왕국>이 한국에서 결국은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지만, 개봉 후 첫 10일 동안 모은 관객 수가 약 260만 명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겨울왕국2>는 개봉 후 10일 만에 약 760만 관객을 모으며, 전작에 이어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넘긴 애니메이션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개봉 3일 차인 11월 23일에는 역대 일간 관객 수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면에서는 이미 1편을 뛰어넘은 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모든 속편이 성공하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오히려, 전편으로 생긴 기대감까지 뒤집어버리며 무너져버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전편을 뛰어넘지 못한 후속편들, 이들은 소포모어 징크스에 걸린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포모어 징크스란?

  소포모어(sophomore)는 영어로 고등학교 2학년, 또는 대학교 2학년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사용됩니다. 사실 이 용어는 스포츠에서 먼저 쓰이기 시작했으며, 2년 차 징크스라고도 불립니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다른 말로 2년 차 징크스라고도 불립니다. 데뷔 후 첫 시즌에서 활약했던 선수가 2년 차 되는 해에 작년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현재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TV 프로그램,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1년 차와 2년 차의 개념보다는 1편과 2편, 음반 1집과 2집, 시즌 1과 시즌 2 등 다양한 사례에서 쓰입니다. 스포츠에서는 2년 차 징크스이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꼭 2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게임 쪽에서는 2에서 3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실패 사례가 너무 많아 따로 3의 저주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반대로 전편에서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더 완성도 높은 후속편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전편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경우, 후속편이 이를 이어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예시가 있겠지만, 오늘은 영화 쪽 예시를 중심으로, 꼭 성공한 1편과 실패한 2편이라기보다는 성공한 전편과 실패한 후속편의 사례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어떤 작품들이 있었을까?

  국내 영화 중 소포모어 징크스의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는 영화는 <국가대표>입니다. 2009년에 개봉한 <국가대표>는 약 800만 관객을 모았고, 평론가 평 및 관객 평 역시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개봉한 <국가대표2>는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라는 평론가들의 혹평 속에서 약 7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습니다.

  국내 한 영화사에서 기획했던 ‘역학 삼부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 개봉한 <관상>의 경우는 약 91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평 역시 좋았지만, 개봉이 3년이나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작년에 개봉한 2편 <궁합>은 3부작 중 최악이라는 평과 함께 약 130만 관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작년 추석에 개봉한 3편 <명당> 역시 2편보다는 낫지만 1편의 평가와 흥행을 뛰어넘지는 못하며 약 2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습니다.

  2001년 개봉해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전설로 평가받으며 전국 추산 약 490만 관객을 동원한 <엽기적인 그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6년 <엽기적인 그녀 2>가 개봉하였지만, 개봉 전부터 영화 개봉 자체가 전작의 결말과 이어지지 않는 무리수라는 평을 받았고, 개봉 후에도 혹평과 함께 단 7만 7천 명만이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역시 2001년에 만들어져 수많은 명대사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흥행 1위라는 기록을 남긴 <친구>도 2013년 만들어진 <친구2>에서는 전작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29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습니다. 물론 평 역시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 등장인물이었던 ‘곽철용’이 인기를 얻으며 다시 주목 받는 <타짜> 역시 1편은 570만 관객을 모은 데다 명작으로 평가받지만, 2편이었던 <타짜 : 신의 손>은 원작 구현율은 높지만 1편보다는 못하다는 평을 받으며 40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고, 올해 추석 개봉한 3편 <타짜 : 원 아이드 잭>은 타짜로서의 특성을 잃어버렸다는 평과 함께 220만 명만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해외 영화에도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블록버스터라는 말을 탄생시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는 다른 감독들의 제작으로 4편까지 나왔지만 1편을 제외하고는 흥행과 평가 면에서 썩 좋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고, 특히 4편은 최악의 흥행 성적과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 평점 0점만을 남겼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꼽히는 <쥬라기 공원> 역시 1편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지만, 2편은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3편은 아예 시리즈의 흑역사 취급을 받으며 4편 제작 계획마저 무산 시켜 버립니다. 이후 리부트되어 2015년부터 개봉하기 시작한 <쥬라기 월드> 시리즈 1편은 <쥬라기 공원> 1편만은 못하지만 2,3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쥬라기 공원>시리즈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둡니다. 하지만, 2편이었던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은 다시 한번 평가와 흥행 모두 1편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0년 만의 귀환으로 주목을 받았던 스타 워즈 시퀄 3부작 역시 1편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개봉 이후의 기대감이 2편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개봉 이후 많은 논란과 관객들의 혹평, <라스트 제다이> 이후의 스타워즈 스핀오프 작품들의 흥행 참패로 변하며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1편은 CG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지만 2편부터는 점점 평이 떨어지다 최근에야 리부트가 시작된 <트랜스포머> 시리즈, 마찬가지로 수작으로 평가받는 1편 이후 평이 점점 떨어진 <아이스 에이지>시리즈, 나쁘지 않은 평을 기록한 1편과 평가와 흥행 면에서 가장 나은 3편 사이에서 픽사 최악의 애니메이션으로 꼽히는 <카 2>, 1편에서 구축한 캐릭터성이 모두 깨졌다는 평을 받는 <주먹왕 랄프 2>, 이후 나올 시리즈들에 대한 우려까지 심어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어벤져스 시리즈 중 평이 제일 좋지 않았던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나 1편과 3편이 너무 뛰어나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은 <아이언맨2> 등이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계획에 없던 2편

  영화의 흥행은 보통 예상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영화가 흥행하지는 않겠지만 내부 시사회 평이 좋았던 영화가 실패할 수도,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아서 투자자를 찾아다녀야만 했던 영화가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습니다. 후속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편의 흥행 실패로 준비하던 후속편이 취소될 수도 있고, 생각지 못한 흥행으로 급작스럽게 2편을 만드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경우, 당연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엽기적인 그녀>처럼 전편의 결말을 없던 일로 만들게 되거나, <죠스> 시리즈처럼 죽었던 상어를 되살려내는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이런 경우들은 1편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이미 이야기가 1편에서 완결된 케이스입니다. 무리하게 2편을 만들기 위해 각본상의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이지요. 전편을 본 관객들의 반발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감독의 교체

  1편과 2편, 또는 시리즈 내에서의 감독 교체는 생각보다 흔한 편입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8편의 영화를 4명의 감독이 제작했고, <스타 워즈> 시리즈 역시 스핀오프를 제외한 프리퀄, 오리지널, 시퀄까지 총 9편의 영화를 5명의 다른 감독이 제작했습니다. 유니버스로 묶인 마블이나 DC 세계관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이 더 많은 감독이 제작합니다. 필연적으로 감독들의 역량이나 성향 차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죠스> 시리즈는 스필버그가 제작한 1편만큼의 무게감 없는 흔한 공포 영화로 전락했다는 평이 대부분입니다. <관상>을 비롯한 역학 삼부작 역시 <관상>을 제외하면 역학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작품이 없었다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물론 명작이라던 <에일리언>과 완전히 다른 성향으로 만들어져 또 다른 명작이라는 평을 받은 <에일리언 2>의 사례도 있지만 대체로 감독이 바뀌고 1편과 2편의 성향이 달라지는 경우, 2편에 대한 평가가 더욱 박해지게 됩니다.

 

-너무나도 뛰어났던 1편

  사실 위에서 소개했던 거의 모든 작품에 해당하는 이유입니다. 1편만큼의 작품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게는 2편의 아주 작은 결점이라도 크게 보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위의 사례 중 2편 자체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괜찮지만, 1편과 비교했을 때 별로라는 평을 받는 영화가 꽤 많습니다. <타짜>는 원작을 완전히 재구성하여 원작보다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낸 최동훈 감독의 1편을 원작에 충실했던 2편이 따라갈 수 없던 구조였습니다. 원작 만화 역시 1편이 2편보다 평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쥬라기 공원>의 경우도 1편에 못 미칠 뿐 2편 자체에 대한 평가는 호평에 더 가깝습니다. <아이언맨 2> 역시 1과 3이 압도적인 평을 받아서 평가가 떨어진 케이스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가 모두 최고로 평가받는 <토이스토리>라는 괴물 같은 사례도 존재하지만, 대체로 1편이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경우 2편은 그에 비해 아쉬운 평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

  1편과 2편이 너무 다른 경우도 존재합니다. 1편과 제목이 같기 때문에, 많은 관객은 1편의 이야기나 그 등장인물들을 기대하며 영화관에 갑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나 스토리 진행상의 문제로 너무나도 다른 작품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국가대표>는 이름만 같은 다른 영화였고, <엽기적인 그녀>는 여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주먹왕 랄프>는 주인공의 성격 자체가 거의 다른 사람이 되었고, <라스트 제다이>는 지난 <스타 워즈> 시리즈의 역사와 충격적인 방식으로 작별을 고한 데다가, 전편의 복선이 하나도 회수되지 않으며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록 3편이지만 <쥬라기 공원> 역시 시리즈의 상징이던 티라노사우르스를 떠나보내던 방식이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1편에 이은 2편, 또는 시리즈의 속편이 평이나 흥행에서 부진을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영화 자체를 못 만들어서 부진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1편을 뛰어넘는다는 평을 듣는 2편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모든 2편이 다 못 만들어서 1편보다 못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1편보다 못한 2편들, 소포모어 징크스와 그 원인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번에는 전편을 뛰어넘은 속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본 기사의 관객 수 및 통계는 모두 2019년 12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영화진흥위원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http://kobis.or.kr/kobis/business/mast/mvie/searchMovieList.do)에서 제공하는 통계를 바탕으로 쓰였으며,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 2003년 이전의 영화의 경우 배급사에서 발표한 수치 또는 추산 수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또한, 2011년 이전의 영화의 경우 실제 관객수가 통계에 비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박준규  jkyup15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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