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부터 10월 12일까지 춘천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이하 춘천교대 사회과) 학생들이 가을 답사를 다녀왔다. 춘천교대 사회과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매 학기당 한 번씩, 총 6번의 답사를 다녀온다. 사회과 주제답사란, 단순히 장소들을 둘러보는 것이 아닌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장소들에 대해서 재해석하는 답사를 뜻한다. 사회과 답사는 몇몇의 사회과 학생들이 답사준비위원회(이하 답준위)를 꾸려 약 3달간 답사를 준비하며 진행된다.

 

  이번 답사의 주제는 ‘엘랑비탈(elan vital)’이었다. 여기서 ‘엘랑’은 도약을, ‘비탈’은 생명을 뜻한다. 엘랑비탈은, 생명으로 하여금 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다. 끊기지 않은 지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작은 변화를 통하여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둔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고 마주한 공간들을 살아있지 않은 것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이번 사회과 답사에서는 이러한 공간들이 살아 숨 쉬고, 끊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꾸준히 변화를 일으키는 살아있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사회과 답사는 전국 8도 중 한 곳으로 가게 된다. 이번 2019년 가을 답사에서는 전라북도를 3일간 둘러보았다. 첫째 날에는 근대문화유산거리, 화호리 구마모토 농장, 백산성을 다녀왔다. 두 번째 날에는 금산사, 무성서원, 고인돌 유적지, 그리고 광한루원을 둘러보았고, 마지막 날에는 몽심재와 왕궁리 유적을 둘러보았다.

 

  9개의 방문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근대문화유산거리와 무성서원이다. 먼저, 근대문화유산거리는 일본이 군산에서의 침탈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근대화로 덮어버린 공간이다. 이로 인해 이 거리에는 일본식 건축양식이 많이 보이며, 이 거리를 걷다 보면 일본에 온 느낌이 물씬 든다. 이번 사회과 답준위는 우리나라가 근대문화유산거리에서의 일제의 흔적을 마케팅의 수단으로서 상업지로 활용하고 있는 점을 비판하였다. 또한,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아픈 역사를 오히려 마케팅의 요소로 이용하며 이득을 취하는 모순된 행동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국인의 이중사고를 비판하며 사고와 행동의 부조화를 꼬집었다. 이어, 답준위는 과거와 현재를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인 시간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엘랑비탈을 찾아냈다.

 

  다음으로 무성서원은 최치원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도강 김씨가 향촌을 지배하고자 출세를 하기 위해 지은 서원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러한 부분에서, 답준위는 엘랑비탈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힘에 초점을 맞추어, 이 무성서원이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도강 김씨의 욕망 때문이었다고 주장하였다. 더불어, 다른 사람의 성취로 나의 성취를 얻고자 하는 태도는 견제해야 할 것이라고 하며 장소에서 엘랑비탈을 끌어내었다.

 

  이와 같이 총 9개의 장소를 다녀온 사회과 학생들은 답사를 다녀온 후에 각 답사마다 답사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며 답사의 의미를 한 번씩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회과 19학번 이○○ 학생은 이번 답사를 통해 “각 장소의 과거와 현재까지의 흐름에 대해 알아보고, 그 흐름 속에서의 변화를 보며 진정으로 그 장소에 대해서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하였다.

 

  이렇게 2019년도 봄, 가을 답사가 모두 끝났다. 바로 다음 답사인 2020년도 춘계 답사는 6번의 졸업요건을 다 채운 사회과 17학번은 참여하지 않고, 내년에 새롭게 입학하는 사회과 20학번 학생들과 함께 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룰 앞으로의 사회과 답사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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