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겠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꽤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는 문구들이다. 이는 최근 2달 동안 한국 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구호이다.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은 2019년 7월,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대한민국에 대해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이다. 인터넷상에서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각종 일본 기업 리스트를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또한, 일본산 제품의 대체재를 알려주는 사이트인 ‘노노재팬’ 역시 운영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운영자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이 직접 상품목록을 갱신할 수 있는 참여형 웹사이트이다.

 

  이러한 불매 운동은 2019년 이전에도 존재했었다. 최초의 일본 불매 운동은 1920년도에 있었던 물산장려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산장려운동은 1920년 평양에서 시작되어 조선물산장려회에 의해 전국으로 확산되었던 불매운동이다. 이는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토산품 애용 의식을 확신시켰다는 의의가 있으나, 사회주의자들은 자본가, 상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운동이라고 비판했던 바가 있다. 물산장려운동뿐만 아니라 한일협정이 체결된 1965년 이후로는 히타치가 재일 교포의 취업을 차별했다는 이유로 일어난 1974년, 위안부 모집 문서가 발견되어 일본의 거짓말이 드러난 1992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했던 2005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했던 2013년의 불매운동 등이 있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은 과거에 있었던 불매운동들과는 명백한 차이를 보인다. 이전과는 달리 2019년의 불매운동은 일반 소비자들이 사지 않는다는 뜻의 불매(不買) 운동일 뿐만 아니라 팔지 않는다는 뜻의 불매(不賣)까지 의미가 확장된 것이 차별점이다. 즉,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본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업체들도 이 운동에 참여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7월 24일, 택배노조는 유니클로 상품을 배달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유니클로에 매우 큰 타격이 되었다. 7월 5일, 1차 기자회견에 친정부 성향의 자영업자 단체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는 일본산을 매대에서 치우겠다며 불매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또한, 이전의 불매운동은 시민단체와 같은 특정 단체나 커뮤니티가 주도한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의 불매운동은 다수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많다. 오히려 시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개입에 반대하고 외교전에만 집중하라며 운동의 성격을 철저하게 자발적 시민운동으로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하철에서 일본 상품 불매 운동 홍보 종이를 나눠주는 시민들도 종종 있다.

 

  불매운동의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본 상품은 관광이다. 일본 관광청 ‘방일 외국인 소비 동향 조사 2018’을 살펴보면 2018년 한국인은 일본에서 6조 원을 사용했고, 이는 방일 외국인 지출액 전체의 13%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한국인들은 일본 관광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앱인 블라인드가 한국 직장인 18,224명을 대상으로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불매 운동의 파장은 여행 업계와 항공 업계에서 두드러졌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불매 운동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회사 1위는 티웨이 항공(92%)이었다. 다음으로 ‘매출 감소’ 응답이 많았던 회사는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91%, 진에어 90%, 롯데하이마트 88%, 하나투어 84%, 모두투어 81%, 롯데쇼핑 71%, 제주항공 67%, 롯데칠성음료 67%, 동아오츠카 65% 등으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 그리고 롯데 계열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불매 운동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과거 한국 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여러 차례 일어났지만 대개 얼마 안 가 끝났기 때문에 이번 불매운동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는 의견이다. 또한, 일본 맥주,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뉴스가 한국 내에서 떠들썩하지만, 사실은 매국노라고 찍힐까 두려워서 하는 것일 뿐이라는 일본 뉴스 기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불매운동 이후에도 한국 유니클로에 손님이 여전히 있다는 일본 내 뉴스 기사들 역시 많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 언론의 경우, 대다수가 양측 모두 주요 선진국인 일본, 대한민국 정치 관계에 한쪽 편을 들어주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인지라, 현재 상황을 철저히 중립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양측의 입장을 서술하고 있어 불매 운동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기에 적합하다.

  이번 불매운동은 한일 역사 갈등, 독도 영유권 주장 등과 같은 오래전부터 지속된 두 나라 간의 갈등과 이어진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불매운동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일본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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