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듯 없는 듯 짧았던 봄은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봄철 별자리들은 이제 서쪽으로 사라져가고, 여름철 별자리들은 동쪽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또한 시간상 보기 어려웠던 행성들도 이제는 관측이 수월해졌다.
 

그림 1 봄의 대삼각형
그림 1 봄의 대삼각형

  춘천교육대학교 실외농구장에서 하늘을 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변화는 바로 봄철 별자리 목동자리의 알파성인 ‘아크투르스’의 위치 변화이다. 5월 초에는 10시에 목련관 위쪽에서 보였던 아크투르스가 이제는 후문 부근에서 보인다. 남쪽 하늘에 있었던 아크투르스가 여름이 되자 서쪽으로 연주운동1)을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크투르스와 함께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처녀자리의 알파성 ‘스피카’도 서쪽에서 보인다. 봄의 대삼각형의 또 다른 구성원인 사자자리의 베타성 ‘데네볼라’는 지평선 아래로 져서 보이지 않는다.
 

 

 

1) 연주운동 : 지구가 태양을 공전함에 따라 생기는 천체의 1년 주기의 겉보기 운동

 

그림 2 여름의 대삼각형
그림 2 여름의 대삼각형

  하지만 동쪽 하늘, 즉 본관 위쪽을 살펴보면 새로운 별들이 떠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유별나게 밝은 별이 3개 있는데, 그 별들을 이은 삼각형을 여름의 대삼각형이라 부른다. 여름의 대삼각형은 정삼각형 모양인 봄의 대삼각형과 다르게 이등변삼각형 모양이다.

 

 

그림 3 거문고자리의 알파성 직녀성
그림 3 거문고자리의 알파성 직녀성

  여름의 대삼각형 중 가장 밝은 별은 거문고자리의 알파성인 ‘직녀성’이다. 겉보기 등급2)이 0.03이라서 매우 밝고, 또한 청백색이라 `하늘의 아크등`이라는 별명이 있다. 직녀성은 중국의 견우직녀 전설의 직녀에서 따온 말이다. 서양에서는 직녀성을 베가라 부르는데, 이는 아랍어로 `하강하는 독수리`라는 뜻의 `Al Nasr al Waki` 중 `하강`이라는 뜻의 `Waki`에서 유래된 말로, `Wega`라 불리다가 오늘날의 `Vega`가 되었다. 하강하는 독수리가 어원인 이유는 지금의 거문고자리를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검은 독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직녀성은 기원전 1만2000년까지 북극성이었으며, 약 1만 2000년 후에 다시 북극성이 될 예정이다.

 

 

2) 겉보기 등급 : 지구의 관측자가 보는 별의 상대적 밝기를 나타낸 등급으로, 등급이 작을수록 밝은 별이다.

 

  하늘에서 직녀성의 오른쪽 하단 부분을 살펴보면 ‘알타이르’가 있다. 알타이르는 겉보기등급 0.76으로 상당히 밝은 별이다. 알타이르는 '나는 독수리'라는 의미인 'Al Nasr at tair'에서 유래된 말이다. 옆 사진에서 알타이르 옆에 ‘견우성’이라 쓰인 것처럼 알타이르를 견우성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견우성은 염소자리의 베타성인 ‘다비흐’를 칭하는 말이다. 여기서 견우는 직녀성과 같이 견우직녀 전설에서 유래된 말이다. 견우직녀 전설에서 견우는 천제의 벌을 받아 사랑하는 직녀를 두고 은하수 너머로 유배된다. 실제로 견우성인 다비흐와 직녀성 사이에는 은하수가 흐른다.

 

 

 

 

그림 5 백조자리의 알파성 데네브
그림 5 백조자리의 알파성 데네브

  직녀성 왼쪽에는 백조자리의 알파성 ‘데네브’가 보인다. 데네브는 겉보기등급 1.25로 상당히 밝아 관측이 쉽다. 또한 백조자리 대부분의 별도 겉보기등급이 2~3 정도로, 춘천교대에서 백조자리는 상당히 뚜렷하게 관측할 수 있다. 데네브는 아랍어로 `암탉의 꼬리`라는 뜻인 'ad Dajajahdhaneb'에서 유래되었는데, 이유는 데네브가 백조자리의 꼬리 부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데네브는 1등성인 별 중 물리적으로 가장 멀리 있는 별로 유명하다.

 

 

 

  농구장에서 정문 쪽을 보면 매우 밝게 보이는 별이 있다. 이는 별이 아니라 바로 목성이다. 목성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매우 큰 행성이라 상대적으로 더 가까이 있는 토성이나 화성보다 더 잘 보인다. 목성의 겉보기등급은 태양, 지구, 목성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 약 -2로, 매우 밝다. 목성은 위성이 매우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갈릴레오 위성이라 불리는 네 개의 위성이 유명한데, 이 갈릴레오 위성들은 춘천교대 별 관측 동아리의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

 

 

 


  강의들이 하나둘씩 종강을 하고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은 본가로 돌아가겠지만, 춘천에 남아있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름방학 동안, 가끔씩은 학교에서 밤하늘을 보며 별들의 이름을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그림 2 출처 : http://naver.me/G4yggo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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