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육대학교에서 줄곧 강의를 하시던 이승철 교수님께서 2019년 교육학과 신임 교수로 부임하셨다. 앞으로 춘천교육대학교에서 함께 하게 될 교수님의 열정 가득한 모습을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느껴보자.

 

Q1. 교수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하하 뭘 소개해야 되나? 교육학과에서 교육사를 가르치고 있는 이승철입니다.

 

Q2. 현재 어떤 내용의 수업을 하시고 계신가요?

A2. ‘미래 교육 탐구’라는 4학년 때 배우는 교양 선택 과목을 하고 있고, 1학년 때 하는 ‘교육사 교육철학’을 맡고 있습니다.

 

Q3. 춘천교대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A3. 어떻게 오게 됐냐면 음… 저는 사범 계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주로 사범 계열이라고 하면 유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그쪽에서 학생들의 교직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자였습니다. 근데 교대가 사범 계열보다는 나하고 적성이 맞다고 그래야 하나? 왜냐하면, 사범 계열은 교육학과, 국어교육과, 수학교육과가 있다고 해도, 실제로 교수나 교사로 나가는 경우가 30%가 되지 않습니다. 일반 교직으로 가버리거든요. 일반 기업체 연수원 같은 데를 가고, 교육학과 같은 경우는 복수전공으로 경제학을 해서 취업을 해버린다거나… 실제로 사범 계열이라고 해봐야 저는 사범대 교육학과를 나왔으니까 유아교육은 저와 좀 거리가 있고, 초등하고 중등이 주로 제가 맡는 것인데 초등이 갖고 있는 목적성이라든가, 이런 게 저와 맞아서 교대에 지원하고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강사로는 2011년 2학기 때부터 춘천교대에 처음 왔을 거예요.

 

Q4.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춘천은 어떤 곳인가요?

A4. 저는 잠실이 집인데 춘천에 대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침 같은 이미지? 아침 또는 시작! 왜 그러냐면 제가 2011년도 2학기 때부터 춘천교대, 강원대, 한림성심대 세 군데를 춘천에서 강의했거든요. 근데 한 학기도 빠지지 않고 가는 학교는 춘천교대였어요. 그런데 항상 춘천교대에 올 때 월요일 아침 1교시 수업을 잡아놓은 거예요. 그러니까 월요일 아침을 춘천교대에서 시작한 게 한 7~8년 정도가 되다 보니까, 항상 월요일 아침 7시 정도에 나와서 춘천을 오는 거예요. 그럼 항상 월요일을 춘천교대부터 시작해야 한 주가 되는데, 만약에 월요일이 휴강이라든가 공휴일이라든가 화요일이 되어서 다른 학교부터 시작하면 왠지 뭐가 좀 어그러진 느낌이 날 정도로 익숙해진 곳이 춘천이었습니다. 춘천 오면 아침이나 한 학기, 한 주의 시작 이런 느낌? 그런 게 좀 있어요.

 

Q5. 대학에서 전공은 무엇이었고, 교육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5. 저는 사범 대학에서 교육학과를 나왔고, 석사 전공과 박사 전공은 교육의 역사학 분야인 교육사 중에서도 동양 교육사를 주로 전공을 했습니다. 교육학과를 대학에서 전공한 이유가 뭐냐하면 교사가 되려고 했어요. 교육학과의 장점이 뭐냐면 중고등학교 선생을 전제로 했을 때, 과목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교직 복수전공을 국어로 하면 국어 선생님이 되고, 복수전공을 수학으로 하면 수학 선생님이 되는데… 무슨 교사가 되겠다는 마인드까지는 고등학교 때는 어렵고, 교사 내지는 누구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일단 조금 넓게 가려고 하니까 교육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죠. 보통 우리의 진로교육에서 ‘난 교사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까지만 해도 상당히 구체화한 것이었지 거기서 ‘나는 사회 선생님이 되어야지.’라는 그런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로는 내가 지리 선생이 되겠다고 해서 지리교육과를 갔다가 지리가 너무 싫으면 바꾸는 게 힘들잖아요. 근데 교육학과를 가서 지리나 일반 사회를 전공했다가, 지리가 안 맞는 것 같으니 수학을 해볼까? 하면 바꿀 수가 있으니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니까요.

 

Q6. 교대 학생들에게 교육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6. 당연히 교직 과목을 이수해야겠죠, 해야 졸업하는 거니까! 하하. 지금 교대 커리큘럼이 교대기 때문에 교직 과목과 각 과 전공과목, 그다음 일반적인 대학에서 하는 교양 과목들이어야 하겠죠. 그중에서도 교육학의 역할은 교사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함양하는 과목일 거예요, 분명히. 배워두면 좋고 교사가 된 다음에 성찰하는 교사가 되는 데에 필요한 기본적인 재료 물질이라고 봅니다. 이를테면 교육학을 배워야 하고, 학생들이 배우는 건 교육학이지만 정작 교육학 안에서, 즉 배운 교육이론 안에서 노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교육이론을 마음대로 갖고 놀고, 비판하고. 그럴 정도로 주무를 수 있을 정도로 하고 밖으로 나와야 하거든요. 어쨌든 교육의 현상을 보고 여러 가지 교육적 이슈를 교육적으로 사고하는 데에 필요한 기본 재료 물질인 거죠, 교육학은. 그래서 가만히 보면 시인들은 시를 갖고 세상하고 싸우고, 군인들은 총을 들고 싸우는데 참 웃기게도 교사라는 교육의 전문가 집단은 교육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자신의 생장점으로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4차 산업 혁명이나 자기 주도 학습을 보더라도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보는 관점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육학에 대한 것들을 배우면서 결국 그 교육적인 관점을 가지고 교육적 현상을 마주했을 때는 또 다른 게 보일 겁니다. 그래서 성찰하고 교육의 현상에 대해서 교육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교육학은 꼭 배워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지요. 때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지언정 기본 물질은 일단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Q7. 춘천교대에서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으시다면 어떤 일인가요?

A7.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해요. 원래는 이쪽으로 전공을 하려고 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하지 못한 점이 있어서 지금은 취미로 하는 건데요. 이미 우리는 나비스 무지카가 있으니까 제가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된 동아리를 따로 만들 생각은 없어요. 지금 있는 동아리로도 충분할 것 같고요. 음… 대학에서 교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두 가지겠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자기 학문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업적을 내는 연구자로서의 역할이요. 제가 굳이 여기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분야 속에서 따로 해야 할 게 있다면… 확실히 대학 이란 게 지역의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향토사에 대한 부분들에 강원도에 관한 연구가 많이 되어있어요. 이를테면 향토 지역사라든지 우리 강원도 고장에서 유명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라든지 경제사라든지 문화사가 있는데 참 안타깝게도 이전의 선배님들께서 강원도의 교육사를 전체적으로 기술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했더라도 그것이 인문 중심으로 다소 국지적으로 기술했는데 아마 그 향토사 연구에서 강원 교육사에 대한 부분들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고요.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 한다면 결국은 강원대라든가 춘천교대에서 교육사를 공부하시는 분들이 힘을 모아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아마도 연구하고 교수하는 것 이외에 다른 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춘천교대에서 제가 재직하고 있는 동안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도 있지만, 만약에 의무감을 갖고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했을 때 지역의 향토사로서 강원 교육사 정도는 ‘내 재직기간 동안 다 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기초 작업이라도 몇 년에 걸쳐서 해 놓고 나가는 게 후학들을 위해서 도움이 되겠다.’라는 생각은 해봤죠.

 

Q8. 춘천교대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A8. 많죠. 많은데 굳이 얘기한다면 우리 학교의 커리큘럼이 빡빡한 편이죠? 왜냐하면, 교직 과목도 들어야 하고 각 과 교육을 다 들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물론 우리는 특수목적대학이지만, 대학이라는 곳이 교양인의 양성도 있어야 하는데 학교에서 그 부분을 담당해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자의적인 선택에 의해서 배울 수 있는 일반 종합대에서의 와인학개론같은 재밌는 것들이 많거든요. 이거 말고도 많이 개설된 교양 과목을 자기 관심에 따라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데 우리 학교는 확실히 각 과 교과 과목에 대한 비중이 높다 보니까, 학교에서 교양 과목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없어요. 그렇다고 학교가 많이 하게 되면 졸업 이수 학점이 많아지니까 학생들이 더 힘들어 지는거거든요. 그 부분들은 개인적으로 하는 수밖에 없어요. 의외로 4학년 때까지 인문 교양 도서를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다거나 내지는 자기 돈을 내고 음악회라던지 토크 콘서트 같은 데를 가서 찾아보고 오는 것들에 대한 관심도가 좀 떨어지죠. 학교에 딸려가면서 힘들게 사는 것도 있는데 그런 교양 교육에 관한 부분들을 학교가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충당해야 하지 않나… 라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사실상 공교육교사로서 책임감을 좀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 우리는 그냥 가다 보면 가는 길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대학을 대단히 오래 다녔어요. 한 10년 정도 학부 생활을 했는데 대학 때 별명이 ‘여고괴담’ 이었거든요. 4학년을 6년을 한 거예요. 왜냐면 졸업 앨범에 매년 나와요. 졸업할 때가 되어서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졸업을 한 학기씩 늦추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공교육에서는 국가 교육 과정이 너무도 꽉 짜여 있기 때문에 교사의 자율성이라는 게 도무지 발휘되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때 당시 한창 사회적 이슈였던 대안 교육으로 가면 교사의 자율성이 발현될 수 있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진출하려고 실제로 두 달 정도 수습으로 있어 본 적도 있었는데 문제는 저는 공교육기관에서 선생이 되는 사범 대학 출신이에요. 공교육기관에서 선생이 될 사람으로 길러진 사람이라는 자존심이 있었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대학 때도 한 번도 과외를 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공교육기관에서 교사할 사람인데 사교육에 얼쩡대는 게 자존심이 상해서. 우리 때 당시 제 동기들이 그런 사유를 가지고 있었어요. 물론 집이 어려우면 과외를 할 수도 있지만 조용히 하면서 했죠. 저 같은 경우는 알바는 다른 걸 하면서 가르치는 일은 야학에 가서 했어요. 그 정도로 공교육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어요. 내 선생들은 나를 가르칠 때 ‘너희들은 공교육을 끌어 올려라.’ ‘쓰러진 공교육을 세워라.’ 가르친 선생들이었는데 그 선생들한테 배우고 나서 제가 대안 교육을 생각하는 게 맞지 않는 거예요. 그런 선생들에게 배우고 사교육 시장에 얼쩡거리는 것조차도 부끄러워하던 그런 사범 계열의 세대였어서 대안 교육을 포기하면서 교육학만을 공부하는 길로 들어왔죠. 그게 어떤 식의 사유냐 하면 제 행동반경에 대한 유혹들도 많을 텐데 적어도 공교육기관의 교사로서 길러진 사람이고, 공교육기관의 교사가 된다, 공교육에 투신할 사람이라는 사고를 절실하게 갖고 있다면 선택의 시점에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교사로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우리는 들어오는 순간 교사가 된다는 걸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에 공교육이라는 것, 이 땅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크게 고민하지 않아서 그 부분은 좀 더 생각했으면 해요.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은 이렇게 나를 길렀고, 나는 이렇게 선생이 되는 과정에서 길러진 사람이고, 이런 데에 투신하겠다고 나는 마음먹고 있다는 걸 만약 자꾸 되새김한다면… 어떤 수많은 교사로서의 결정의 순간이 다가와도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인터뷰하는 동안 교수님의 교육에 대한 신중하고 정성스러운 마음과 학생들을 향한 따뜻함을 느끼면서 교사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이 기회를 빌려 인터뷰에 즐겁게 응해주신 이승철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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