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야구인과 조금 다른 관점으로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용어가 조금 부정확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또한 기사의 가독성을 위해 오지환 선수와 선동열 감독의 이름만을 사용하였습니다.)

 

2018년 9월 1일.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다는 한일전에서 한국은 3대0 승리를 따내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을 승리합니다. 하지만 아시아의 10개 참가국 중 1위를 했다는 것이 국민들을 기쁘게 해야 함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분은 아직도 떨떠름합니다.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병역특례만을 위해 아시아게임 국가대표로 뽑았다는 논란 때문인데요. 이 병역특례 논란의 주인공은 바로 오지환 입니다. 왜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요? 야구의 타자는 기본적으로 잘 치고(공격) 잘 잡으면(수비) 좋은 선수입니다.

 

오지환의 수비 포지션은 유격수(SS)입니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하면 수비가 가장 어려운 포지션이기 때문에 유격수는 공격은 좀 못해도 수비를 잘하면 충분히 야구로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오지환은 그럼 수비를 잘하는 것일까요?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오지환의 수비실력은 어려운 것은 조금 잘하지만 쉬운 것을 못한다고 정의할 수 있는데요. 축구의 골키퍼로 치면 골대의 바깥쪽으로 점프 속도는 뛰어나지만 가운데로 오는걸 자주 못 막는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본적인 것에 대한 실수가 많은 선수이죠. 이에 비해 공격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매우 좋은 수준은 아니지만 유격수 치고는 공격이 뛰어난 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오지환은 유격수 주전이 아닌 백업 멤버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었다는 것인데요. 오지환보다 공격과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이미 국가대표 유격수로 있다는 거죠. 따라서 백업 유격수는 더더욱 공격력보다는 교체되었을때 안정적인 수비력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유격수가 아니면 다른 포지션을 하지 못한다는 점도 아주 큰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다른 유격수들이라고 그렇게 실력이 좋은것도 아니고, 오지환도 어느정도 국가대표로 선발될만한 실력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국가대표는 자신이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감독을 포함한 선수선발위원회에서 회의 뒤 선수를 뽑는 거죠. 배후에 누군가가 어떤 권력을 사용하여 압력을 넣은 증거가 없는 이상, 오지환이 군대에 가야하기 직전까지 버티다가 국가대표에 뽑힌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이 군대에 합법적으로 안 갈 수 있다면 대부분의 다른 사람이라도 그 방법을 택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이제 책임은 오지환 선수를 뽑은 감독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실제로 선동열 감독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가 국회의원들에게 질문을 받기도 하였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선수 선발은 감독 마음이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감독이 경기를 지휘해야 하는데 자신이 필요한 선수를 뽑는게 틀린건 아닌것 같습니다. 축구의 히딩크 감독도 자신이 국가대표 선수를 마음대로 뽑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죠. 물론 그렇다고 해도 오지환이 국가대표로 뽑힐만한 실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지만, 감독이 오지환이 있으면 경기를 이길거 같아서 뽑았다고 하는데 감독에게 책임을 지라고 할 수 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감독 마음대로 뽑아왔는데 이제 와서 왜 마음대로 뽑았냐고 하기엔 조금 앞뒤가 맞지 않죠.

 

물론 오지환과 선동열의 잘못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오지환은 경찰청, 상무 구단에서 충분히 야구와 병역 해결을 동시에 할 기회가 많았는데도 고의적으로 30살까지 늦추다 아시안게임으로 병역특례를 받았고, 선동열도 처음부터 해명을 제대로 했더라면 지금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병역특례 논란으로 인해 아시안게임 병역특례제도 변경과 경찰청, 상무 구단의 폐지가 사실상 확정되기도 했으니까요. 분명히 많은 이들에게 미안해야할 일임에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오지환 만에 대한 비난은 없어야할 것입니다. 오지환 개인에 대한 비판도 있어야 하겠지만, 제도를 이렇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고위 인사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함에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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