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스쿨의 교육방식을 중심으로

  또래 아이들보다 주의력이 떨어지고, 행동이 너무 부산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아이들을 ADHD로 진단한다. 우리는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을 보면 너무나도 쉽게 ADHD라고 판단해버리기도 하고, ADHD 아동을 유난히 문제 삼는 경향이 있다. 또한 요즘에는 약물을 통해 이를 치료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식욕저하, 그로 인한 체중감소, 불면,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ADHD를 치료할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과연 그것은 아이를 위한 일이 맞는 것일까?

출처 : 함께 걷는 아이들 - 올키즈자료실
출처 : 함께 걷는 아이들 - 올키즈자료실

  위는 미국의 뉴햄프셔에 있는 ‘헌터스쿨’으로, ADHD를 진단받은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는 학교이다. 헌터스쿨은 주의력결핍을 지닌 아이들은 과거에 헌터(사냥꾼) 그룹이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농사꾼 그룹이었다는 이론에 기반하였다. 즉 주의력결핍은 생존을 위한 부수적인 성격의 차이일 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의력결핍을 교정이 필요한 ‘문제’가 아닌, 그저 성격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새롭다. 헌터스쿨은 ‘No one can do everything, but everyone can do something’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것을 잘 하는 사람은 없지만 모두 잘 하는 것은 있다는 것이다. 헌터학교의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하는 ‘공부’를 요구받지 않는다. 자유가 허용된 물리적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한 가지 분야에 열중한다. 그때 아이들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한 예로, 헌터스쿨에 공룡에 관심을 가지게 된 아이가 있다. 이 아이가 ADHD라는 이유로 약을 먹고 억압된 교육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공룡이라는 자신의 관심사도 찾을 수 없었을 것이고, 찾는다 하더라도 공룡에 놀라운 집중력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약물로써 ADHD를 치료한다는 것은 아이들의 성향을 강제로 억누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헌터학교는 이에 맞서 아이들의 성향을 존중하고 그 성향에 맞는 교육을 펼쳐나가는 학교이다.

  ADHD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ADHD를 앓고 있는 학생이라 하면 학습이 부진하고 피해만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낙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이 ADHD라는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을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포자기식의 상태에 빠지기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헌터학교의 이념과 같이 ADHD를 ‘병’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성격’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론 학습에 피해를 주고 주위 사람들에게 눈초리를 받는 것보다는 약물을 사용하여 아이의 행동을 억제시키는 것도 그 아이의 사회적 관계를 위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는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앞서 말한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무엇보다 어른들의 태도가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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