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런 지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 명작은 없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영원한 명작’은 없습니다. 스타워즈도, 베테랑도 영원한 명작은 아닙니다. 스타워즈는 지금 보면 너무 물린 소재이고, 영상도 별로고, 일단 너무 많아서 뭐 봐야 할지 감부터 안 잡히기도 할뿐더러,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그러므로 훨씬 보기 싫어지죠. 베테랑? 갑질을 하면 안 된다는 건 이제는 영화라는 미디어를 통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일이지요. 액션도 따지고 보면 뭐….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은 액션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어떤 영화를 봐야만 하나?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요? 답은 ‘자기가 원하는 영화를 봐라’입니다. 인랑을 보건, 리얼을 보건, 메카닉을 보건, 자기가 원하는 영화를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실망하시면 됩니다. “크흑 김수현을 뽑아놓고 저런 영화를 찍게 하다니” 이러시고 나오시면 됩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명작은 없지만 망한 작품은 있다.’

  영화에 명작은 없습니다. 대신에 망한 작품은 있습니다. 명작과는 반대로 리얼, 클레멘타인, 기타 등등, 누가 봐도 망한 작품이라고 할 영화들은 차고 넘쳐나죠. 돈과 시간을 들여 보게 되는 망한 작품은 매년, 매 분기, 매달 우리의 문화생활을 방해합니다.

  요즘 영화계는 레드오션입니다. 별의별 영화가 다 나옵니다. 조선 시대 괴수 물이라니, 당시에도 흥행하지 못했던 영화의 후속작이라니, 저는 이 두 영화 포스터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영화가 나오는 배경이 뭘까, 생각해 보니 기술의 발달이 이런 일을 초래했던 것이었습니다. 감독이 술을 마시고 낸 것 같은 아이디어조차 영화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기술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별별 실험적인 작품이 나오고 기초적인 심의조차 거치지 못한 채 소비자들에게 배급되고 있습니다.

  이 망한 작품을 걸러내는 거름망, 그것은 우리의 손에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지식을 이용해 이 영화들을 걸러내야 합니다. 어떻게 걸러내야 하는지, 그 세 가지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배우 진과 스토리를 이어 본다.

  여러분은 송강호 하시면 어떤 영화가 생각나시나요? 국가 공권력에 대항하는 소시민 영화가 생각나죠. 그럼 이병헌 하시면요? 특수요원이 나와 임무를 하는 영화가 생각나지 않나요? 이처럼 배우들에게는 주어진 스테레오타입이 있습니다. 이런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것을 통해 그 영화의 주된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죠. 이만큼만 해도 기본적인 망한 작품은 걸러 낼 수 있죠.

  둘째. 제작비를 본다.

  제작비가 엄청 들어갔는데, 배우 진이 무명 배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로맨스 영화다? SF 영화다? 어떤 느낌이신가요? CG, 혹은 배경은 볼만할 수 있겠지만 다른 면에서는 부실할 수 있겠지요. 망한 작품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혹은 제작비를 영화 자체와는 다른 곳에 썼을 가능성도 있는 영화이지요, 분명히 액션 영화인데 CG가 나온다든지, 로맨스 영화인데 자동차를 폭파시키며 키스를 한다든지, 하는 쪽으로요.

  셋째. 감독의 전작을 본다.

  장선우 감독,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감독이죠, 이 감독의 전작, 그리고 전전 작은 <나쁜 영화>, <거짓말>이었죠, 감독의 네임벨류덕에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영화의 내용 자체는 가히 쓰레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김두영 감독의 <클레멘타인>, 그 전작은 <주글래 살래>였습니다.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다 아실 거라고 믿어요. 망한 작품으로 유명한 영화들이죠.

 

  이렇게 망한 작품 영화를 거르는 세 가지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가을, 넘쳐나는 망한 작품 영화에 슬퍼하시지 마시고, 위의 세 가지 중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좋은 영화, ‘리얼’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것은 어떠실까요? 오늘의 근본 없는 영화 얘기 특별편, 명작은은 없다.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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