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불거진 경제 이슈 중 가장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은 한국GM 철수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한국GM 철수위기의 기승전결을 파헤쳐본다.

 

기. 한국GM의 역사

  1997년 외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대우그룹이 결국 없어지고 만다. 대우자동차 또한 무사할 수 없었는데, GM이 대우자동차의 승용차 부문을 인수하게 된다. 한국 분점이 미국GM본사의 큰 지휘에 따라 알아서 운영한다고 볼 수 있다. 쉬운 예로 마티즈가 있는데, 분명히 GM의 자동차이긴 하지만 한국GM에서 개발했고 생산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외제차가 아닌 한국차이다.

  한때는 정말 잘나갔던 GM이지만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문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구조조정이 계속 이어진다. 이 시기에 한국GM은 국내 경차 판매가 나쁘지 않아 구조조정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공장들이 모두 철수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한국GM의 실적 또한 계속해서 감소하며 GM본사에서 철수 압박을 받고 있다.

 

    승. 한국GM의 철수 이유

  실제로 한국GM의 국내 판매와 수출 물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데 미래 또한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는 미국GM공장이 생기고, 유럽GM은 아예 없어져 버렸고, 아시아에는 새로운 중국GM공장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특히 유럽GM이 없어짐에 따라 수출액이 계속해서 급감하고 있다.

  또 다른 철수 이유인 노사갈등에 대해서는 신중히 말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2013년부터 회사 수익이 줄어들었음에도 한국GM직원의 연봉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인상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GM은 옛날 대우자동차 때부터 일해온 경력직이 많기에 임금이 높은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정부의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던 비토권 덕분이다. 비토권이란 어떤 결정을 철회하게 할 수 있는 권리로, 거부권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GM본사에게 한국GM 주식을 팔면서 한국GM 철수에 대한 비토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비토권이 2017년 10월에 만료되면서 한국GM 철수에 대한 산업은행의 영향력이 감소하게 되었다.

 

    전. 한국GM 철수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

  사실 이쯤 되면 그냥 철수하면 안 되나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쉽게 말해서 한국GM 직원만 해도 2만 명,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최대 15만 6천여 명까지 실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과감히 협상을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에서 한국GM 철수를 방치할 수 없다는 거북한 배경도 존재한다.

  회사의 입장에선 큰 상관이 없다. 정부의 지원이 투입된다면 새로운 자본을 자기 입맛대로 쓸 수 있다. 정부 지원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될 일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재무제표 실사를 계속해서 거부한 태도에 대해서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었다. 결국 정부의 강력한 요구 끝에 겨우 이러한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다.

  한국GM 노동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GM본사의 의지가 강력하지 않아 노사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강성 노조에 대한 여론조차 상당히 좋지 않다.

 

    결. 결국은 철수가 아닌 구조조정

  결국 정부, 노조, GM관계자가 모여 노사 합의안을 만들면서 법정관리는 면하게 되었다. 수년전부터 계획된 군산공장 폐쇄는 진행되지만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은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주식 지분을 주는 대신 의사결정 거부권 연장을, 노조는 회사와 함께 고통 분담을 한다는 취지로 어느정도 출혈을 인정하였다. GM에서는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장기 경영 정상화 계획을 마련하면서 3조원 투자와 신제품 생산 배치를 약속하였다. 이런 큰 틀을 바탕으로 GM과 산업은행은 5월 중순 투자확약서(LOC)에 서명하기로 하였다.

 

  에필로그. 다음 시리즈는 나오지 않길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한국GM 철수위기는 그럭저럭 매듭지어지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정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근본적으로 한국GM의 수익구조가 바뀌어야만 하므로 앞으로 남은 일이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미 GM본사는 호주GM을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다 호주 정부의 지원만 가지고 철수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또한 국가의 세금으로 회생시킨 한국GM의 다음 진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매서운 눈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여튼 정말 다사다난했던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는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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